정부의 비메모리 육성은 ‘장기 로드맵’ ‘지속 이행’이 관건

지난 2년간 초호황을 구가하다가 최근 수요 감소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5세대(G) 이동통신 개막으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5G용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가격이 LTE(4세대 이동통신) 대비 두 배 가까이 비싸다는 것이 근거다.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5G, 국내 반도체 산업의 신성장 모멘텀(동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5G 시대에는 빠른 전송 속도, 데이터 활용 기반 확대 등으로 전례 없던 데이터 폭증이 유발될 것"이라며 "이를 수용하기 위해 반도체 시장 확대가 필연적이어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반도체 호황 국면이 재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5G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탑재 부품의 고기능화가 동반돼야 하며, 탑재 반도체 역시 고용량 메모리 등이 필요해 필연적으로 모바일 반도체 시장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은 현재 프리미엄 LTE폰과 5G폰의 반도체를 구성 요소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5G 폰에 사용되는 전체 반도체 가격이 LTE폰 대비 최대 85%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분석 결과를 통해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5G 도입에 따른 반도체 추가 수익 규모를 올해 5억4000만달러에서 2020년 59억9000만달러, 2021년 141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5G가 견인하는 반도체 시장 성장으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같은 메모리 반도체 주력업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조정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수석은 "5G폰에는 고화질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가상현실, 몰입형 게임 등 같은 기능이 탑재되는 만큼 이를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용량의 메모리 탑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63.7%에 달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만 5G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든 산업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제대로 누리기위해서는 비메모리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개척,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과거에도 비메모리 육성 정책이 없었던 것이 아닌 만큼 정부가 장기적인 개발 로드맵을 갖고 주기적으로 비메모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