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씨, 8층으로 부탁드립니다."

지난 16일 중국 선전시 인터콘티넨털호텔. 약 1m 높이의 하얀색 안내 로봇이 이렇게 말하자 호텔 엘리베이터의 8층 버튼이 자동으로 '반짝'하고 켜졌다. 호텔 IoT(사물인터넷)망과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로봇의 명령에 자동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 로봇은 중국 로봇 개발 업체 윈지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몸체에 화웨이의 통신 칩을 탑재한 '5G(5세대 이동통신) 로봇'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5G 통신 칩을 내장해 앞으로 호텔 전체가 5G로 연결되면 지금보다도 훨씬 빠르게 장애물을 인식하고 길 안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중국 선전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 칩을 심은 안내 로봇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이날 차이나텔레콤, 선전 인터콘티넨털호텔과 함께 세계 최초 '5G 스마트호텔'을 선보였다. 이 호텔 8층에 있는 스위트룸에 소형 기지국 기능을 하는 디지털인도어시스템(DIS) 4대와 5G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단말기(CPE)를 설치해 5G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CPE 근처에서 측정된 데이터 전송 속도는 412Mbps였다. 국내 5G망과 비슷한 수준이다. 펑웨이 차이나텔레콤 선전지사 부사장은 "중국은 아직 정식으로 5G가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이 호텔은 차이나텔레콤이 3.4~3.5㎓ 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선전에서 테스트 중인 5G 시범망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스위트룸에는 5G를 활용한 다양한 오락거리가 있다. VR(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사용할 수 있는 로잉머신(노 젓는 동작을 하는 기구), 다운받을 필요가 없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클라우드PC와 라이브 4K 비디오 등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같은 프로그램들을 체험했을 때 5G의 특성을 잘 살렸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기자가 VR 기기를 착용하고 로잉머신 위에 앉았다. 화면을 통해 급류가 흐르는 강에서 노를 젓는 게 재밌긴 했지만 국내에서 VR 카페를 갔을 때 즐겼던 VR 게임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었다. 노를 젓는 VR 게임의 화질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실제 영상보다는 애니메이션 쪽에 가까워 현실감이 다소 떨어졌다. 5G 환경에선 용량이 크더라도 고화질의 게임을 사용하는 게 낫지 않으냐는 질문에 현장의 직원은 "아직 5G 전용 VR 게임이 개발된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5G 호텔이 만들어졌지만 콘텐츠 부족으로 아직 한계인 것이다.

들쭉날쭉하는 5G 속도도 문제였다. 현장에 있는 직원들을 DIS와 CPE 사이에 사람이 많으면 "비켜 달라"고 요청했다. 한 직원은 "5G 전파는 주파수 대역이 높아 직진성은 강하지만 장애물을 피해 나가는 회절성(回折性)은 떨어진다"며 "장애물이 많으면 네트워크가 끊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몰린 곳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가 78Mpbs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5G 네트워크는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속도가 떨어지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한 방에 2~4명의 투숙객만 사용할 때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