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지원·투자효과 큰 SOC 투자 비중은 낮아

정부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4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예산의 절반 가량인 2조1000억원이 사회안전망 강화,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등에 배정된다. 수출활력 제고, 신산업 육성 등에 투입되는 예산은 1조4000억원에 불과했다.

경기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편성한 예산 상당부분이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성 지원과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에 투입되는 모습이다. 그나마 수출이나 신산업 등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예산은 펀드, 자금 공급 등 금융지원을 중심으로 편성됐다.

정부가 24일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확정한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전체 6조7000억원 중 64%인 4조5000억원을 선제적 경기대응을 통한 민생경제 지원 부문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예산 투입 사업 항목은 ▲수출 내수보강 1조1000억원 ▲신산업 촉진 3000억원 ▲지역경제·소상공인 1조원 ▲고용·사회안전망 1조5000억원 ▲취약계층 일자리 6000억원이 관련 예산이다.

지난 2월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용노동부관악지청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설명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경기대응 예산 중 가장 사업비가 큰 항목은 실업급여 확대사업이다. 정부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지원인원을 올해 예산안에서 계획한 규모(120만8000명) 대비 10만7000명 늘어난 131만5000명을 지원할 수 있도록 8214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하루 최대 6만6000원을 최장 8개월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에도 2883억원이 편성됐다.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뽑으면 1인당 연 900만원 한도로 3년간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올해 예산안 9만8000명분에서 3만2000명분의 지원이 더 늘어나 총 13만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학원 수강료 등 직업훈련 비용으로 연간 200만원까지 쓸 수 있는 '내일배움카드' 지원에 1551억원, 저소득 노동자 및 임금체불노동자의 생활안정자금 지원 확대에 88억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4인 기준 119만원이 지급되는 긴급 생계비 지원 확대에 204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냉난방용 연료 구입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지원대상을 소년소녀 및 한부모 세대까지 확대하는 데에도 68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한시적 성격이 강한 공공일자리에도 예산이 투입된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2개월 연장하고 인원을 3만명 늘리는 데 1008억원이 편성됐으며, 위기·재난지역 등 고용여건이 어려운 지역에 한시 공공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사업 1만2000명 확대에도 1011억원이 투입된다. 포항 지진과 관련해 해당 지역에 지역공동체 일자리를 1000개 확대하는 데에도 50억원이 배정됐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 소상공인 지원 등은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이며, 취업지원 등도 일부 효과가 나타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재정을 통한 경기 안정화 기능에 부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와 벤처 창업·성장 등에 투입되는 예산은 금융 지원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한 예로 무역금융을 확충하기 위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총 2640억원을 추가로 출연·출자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이라크 등 리스크가 큰 국가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특별 금융지원 프로그램 신설 차원에서 500억원, 중소조선사들의 해외수주 전용 보증프로그램(RG) 시행 차원에서 400억원(한국무역보험공사 출연) 등이 배정됐다.

마중물 차원에서의 펀드 확충도 눈에 띈다. 민간 투자가 미흡한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혁신창업펀드를 확충하기 위해 1500억원, 창업 초기 이후에도 지속성장을 지원하는 전용 펀드를 새로 조성하는 데에도 500억원이 투입된다. 해외진출 활성화 차원에서 1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부문 신규 펀드의 조기 조성을 위해서도 250억원이 편성됐으며 경영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융자자금 확충에도 2000억원이 투입된다.

이에 비해 직접적인 재정투자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사회간접시설(SOC) 등 투자의 비중은 크지 않다. 도로 1490억원, 항만 1051억원, 어항 211억원이 배정됐으며 지진으로 망가진 포항 지역 국도·항만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에도 260억원이 편성되는 데 그쳤다. 전체 포항지역 경기회복에 할당된 재원(1131억원)의 23% 수준이다.

이밖에 위기지역 중소기업에 긴급자금 공급(1000억원), 5G 기술개발·융합 콘텐츠 개발 및 제작인프라 조성 지원(425억원), 제조업 분야 스마트공장 보급(620억원), 신산업 분야 인재 양성(291억원) 등에도 예산이 배정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경기진작을 겨낭해 추경을 편성했다고 했지만. 경기활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사업 비중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호승 기재부 1차관은 "재정 사업 중 SOC나 직접적인 자본 투자, 사람을 직접 고용하는 사업은 재정지출 효과가 큰 사업에 속하고, 기업에 융자를 하거나 펀드에 출자하는 사업은 지출효과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GDP 성장률 0.1%p를 올리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