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양광발전을 크게 늘리겠다고 공언하지만 정작 국내에 마지막 남은 잉곳·웨이퍼 생산 업체인 웅진에너지는 파산 위기에 놓였다. 잉곳과 웨이퍼는 태양광 반도체의 핵심 부품이다. 웅진에너지가 파산하면 국내 태양광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중국 업체에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웅진에너지는 잉곳을 생산하는 대전 공장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구미 공장 가동률을 20%까지 낮췄다. 생산 인력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최근 5년간 적자를 이어온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약 1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웅진에너지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주된 이유는 값싼 전기료와 각종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당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잉곳과 웨이퍼 생산원가 중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그런데 중국의 태양광 관련 업종의 전기료는 한국의 30~4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은 중앙·지방정부의 각종 지원도 받고 있다.

태양광산업협회는 최근 '웅진에너지를 살려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만약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 중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전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에서 유일하게 잉곳과 웨이퍼를 만들고 있는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국 중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04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5%까지 늘린다고 하지만 결국 중국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