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한화케미칼 등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와 공모해 수년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 먼지 원인 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측정대행업체 4곳과 이 업체에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측정업체들은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물질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실제로는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35개 사업장 중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6개 업체가 측정대행업체와 공모한 사실을 확인하고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지난달 기소 의견 송치했다. 6개 업체 외에 25개 업체가 공모한 것으로 추정돼 보강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 주 1회에서 반기 1회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자체적으로 측정하거나, 자격을 갖춘 측정대행업체에 의뢰해 측정해야 한다. 자체 측정하려면 환경부가 관리하는 특수 장비를 사업장 굴뚝에 설치해야 해 대부분은 대행업체에 오염물질 측정을 의뢰한다.
그런데 이번에 적발된 측정업체들은 총 4253건의 측정값을 실제 배출 농도의 33% 수준으로 낮춰서 성적서를 발행해 배출업체들이 행정처분을 받지 않도록 도왔다. 염화비닐이 기준치의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 없음'으로 보고한 사례도 있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확보한 배출업체와 측정업체 직원 간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측정업체 직원이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묻고, 배출업체 직원이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under·아래)로 맞춰주세요"라고 답한다. 환경부가 배출업체와 측정업체 간 공모 관계 증거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LG화학은 신학철 대표 명의 사과문을 내고 "관련 생산 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허위 기재된 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향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