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표준주택 잘못 택해…공시가 더 오를듯
국토부, 8개 자치구에 "오류 잡아달라" 요청
국토교통부가 서울 강남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8개 자치구의 단독·다가구 등 개별주택 456가구의 공시가격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대부분 비교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해 공시가격이 낮게 선정된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으로, 지자체 조정을 거치면 의견청취 때보다 가격이 더 올라갈 전망이다.
국토부는 서울 8개 자치구의 개별주택 9만가구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 결과 456가구에 대해 오류로 추정되는 사안을 발견해 조정을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국토부가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에 대해 검증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단독주택 가격은 22만가구의 표준주택을 뽑아 한국감정원이 공시가격을 책정하고, 나머지 개별주택은 지자체가 표준주택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의견청취가 이뤄졌으며 각 지자체별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거쳐 오는 30일 최종 확정된다.
국토부는 표준주택과 개별주택 간 공시가격 차이가 커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자체의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검증 결과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대상은 표준주택과 개별주택 공시가격 간 평균 변동률 차이가 3%포인트를 초과하는 서울 강남구,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동작구, 종로구, 중구, 서대문구 등 8개 자치구의 개별주택 9만가구다. 예를 들어 용산구의 경우 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35.4%에 달하는데, 개별주택 상승률은 27.7%에 그쳐 무려 7%포인트 차이가 났다.
한정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지난해까지는 표준주택과 개별주택 간 변동률 차이가 3%포인트를 초과하는 사례가 없었다"면서 "서울 8개 자치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평균 변동률 격차가 3%를 넘어서지 않아 전수조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주요 오류 유형으로는 개별주택의 비교 대상이 되는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했거나 용도지역 변경 등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경우, 용도지역 특성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 공시가격이 임의로 수정된 경우 등 4가지다.
오류가 의심되는 456가구 중 비교 대상이 되는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한 사례가 약 90%다. 인근에 특성이 비슷한 표준주택이 있음에도 멀리 떨어진 표준주택을 선정해 공시가격이 잘못 선정됐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이며, 올해 표준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사례가 많아 조정을 거치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란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오류 추정 가구를 각 지자체에 통보해, 지자체가 감정원 지원을 받아 재검토를 진행하고 각 구별 공시위원회를 통해 오는 30일까지 조정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은 지자체 고유 권한인 만큼 국토부가 조정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지난 11일 서울시와 주요 자치구와 함께 간담회를 진행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규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간담회에서 지자체는 정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하겠다는 반응이었다"면서 "국토부가 각 지자체에 대해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만큼 정정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8개 자치구 외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전산 시스템 분석 등을 통해 오류가 의심되는 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 통보해 조정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별주택 산정에 참여한 한국감정원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비교 표준주택 선정, 특성 반영 등에서의 오류가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걸러지도록 개별주택 가격공시 시스템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