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영업익 5145억원 전년보다 4% 증가….판관비 오히려 줄어
카스 4일부터 가격인상...출고가 안 올린 소주도 '5000원' 시대
2017년 해외 본사에 3450억원 배당...순이익의 90%

원가 상승을 이유로 지난 4일 카스 가격을 올린 오비맥주가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30%에 달했다.

카스 가격이 오르면서 식당들은 맥주 가격을 대부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출고가를 올리지 않은 술까지 모두 1000원씩 올리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졌다. 클라우드는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서민술'로 불려 온 소주 가격도 5000원이 됐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만 팍팍해 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비맥주 최근 5년간 영업이익 추이(2014년~2018년).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5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4941억원)보다 4% 이상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이익이다. 최근 5년새 1.6배 넘게 이익이 늘었다. 영업이익률(30.3%)도 전년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오비맥주는 이달 4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2년 5개월 만의 인상이다. 오비맥주는 인건비, 판매관리비 상승 등을 가격 인상 이유로 꼽았다. 오비맥주 측은 "원재료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상승으로 인해 맥주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회사측 설명과는 달리 지난해 판관비는 오히려 전년보다 약 65억원 가량 줄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직 노동자의 급여가 포함된 매출원가는 약 240억원 가량 늘었다. 시장점유율이 60%가 넘는 오비맥주의 선제적 가격 인상을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1위 업체의 기습 가격 인상이 식당에서 4000원 하던 맥주 가격이 5000원으로 오르는데 영향을 줬다"면서 "소비자 부담을 높여서 얻은 사업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외국계 모기업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염려스럽다"고 했다.

오비맥주는 모회사인 AB인베브에 2017년 345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7년 오비맥주 순이익(3806억원)의 9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비맥주는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된 이후 2년에 한번 꼴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카스가 지난 4일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하이트와의 가격 차이도 벌어졌다. 하이트 335ml 캔맥주는 2000원으로 그대로인데, 카스는 2150원으로 올랐다.

지난 1월부터 국세청이 필요시 주류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주류가격명령제를 폐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주류가격 명령제는 주세 보전 등을 위해 국세청장이 주류 가격에 관해 조정,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로 1949년 마련됐지만 주류업계의 자율 경쟁을 제한하는 조항으로 지적되면서 올해 신고제로 전환됐다. 그간 주류업체는 가격을 인상하기 전에 정부 당국과 사전협의를 해왔다. 하지만 신고제로 바뀌면서 주류업체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00008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04억원으로 오비맥주보다 4241억원 적은 수준이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7%로 오비맥주와 비교하면 26.6%포인트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