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료(有料)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다음 달부터 미국 등 40국에서 월 요금을 1~2달러 인상한다. 하지만 한국은 요금 인상 국가에서 빠졌다.
오히려 넷플릭스는 이달 초부터 한국에 기존보다 더 싼 요금 상품을 시범적으로 내놨다. 이용료를 월(月)이 아니라 주(週) 단위로 결제하는 방식도 시범 도입했다. 국내 다른 유료 방송의 VOD(주문형 비디오) 한 편 가격으로 일주일간 넷플릭스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료 방송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을 장악하려고 작심했다"며 "파상 공세에 업계가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서 사실상 요금 인하… 주 단위 결제도 가능해져
넷플릭스는 이달부터 신규 가입자에게 월 6500원짜리 모바일 전용 요금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에 가장 저렴했던 월 9500원(베이직 요금)보다도 3000원 더 싼 것이다. 베이직 요금제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노트북, 데스크톱 PC, 스마트 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월 6500원짜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젊은 층을 겨냥한 초저가 요금제인 셈이다. 넷플릭스는 이 요금제를 인도와 우리나라에서만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는 아직 정규 상품이 아니라 테스트 요금이지만, 넷플릭스는 테스트 기간이 끝나도 가입자가 스스로 해지할 때까지 계속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는 요금 인상에서도 한국을 제외했다. 다음 달부터 미국 등에선 요금제마다 적게는 1달러(약 1130원), 많게는 2달러(약 2260원)씩 오르지만 한국은 변함이 없다. 이에 국내에선 월 9500원인 베이직 요금이 미국에선 한화로 약 1만190원이 된다. UHD(초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는 최고가(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한국과 미국이 각각 월 1만4700원과 1만8100원으로 달라진다.
또 넷플릭스는 인도와 한국에서만 요금을 주 단위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가 원하면 1주일만 넷플릭스에 가입해 콘텐츠를 무제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시범 서비스 역시 이달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모바일 전용 요금제 가입자는 한 주에 1625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넷플릭스의 3종 요금제도 각각 한 주에 2375원·3000원·3625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유료 방송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통 국내 VOD 서비스에서 드라마나 예능물 한 편을 1000~ 2000원에, 영화 한 편을 약 5000원 안팎(구작)~1만원 안팎(신작)에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VOD 한 편 가격 또는 이보다 더 적은 가격으로 1주일간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국내 VOD 시장에 파장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전보다 이용자 5배… 한국 콘텐츠도 강화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 2월 말 기준 이용자가 240만200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월(48만5000명 추산) 때의 5배다. 넷플릭스 평균 이용 시간도 지난해 2월(125분)의 2.5배인 306분으로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오리지널 콘텐츠인 '킹덤'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가수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페르소나'를 공개했다. 올 상반기 내 개그우먼 박나래를 내세운 스탠드업 코미디 쇼도 내놓는다. 앞서 올 초 방한했던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태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그동안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공을 차며 뛰어다니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유료 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정신이 없는데, 공까지 차면 어떻게 될지 아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