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작년 8월 퇴직자 취업 비리 문제로 퇴직한 김준하 전 기획조정관의 빈자리를 9개월 만에 채운다. 지난 2월 지철호 부위원장이 과거 유관기관에 취업한 것에 대한 무죄 판결을 받고 복귀한 데 이어, 퇴직자 취업 비리 문제로 흔들렸던 공정위가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5월 초 임용을 목표로 기획조정관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이달 초 기획조정관 공모 지원을 완료하고, 현재 지원자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기획조정관은 국회 및 정당 관련 업무, 타 부처와 업무 협의, 예산 편성, 산하 기관 관리 등을 맡는 자리다. 특히 국회 대응 업무가 핵심이다. 지금처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있는 상황에서는 기획조정관이 총괄 책임자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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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조정관 자리는 작년 8월 이후 공석이었다. 5월 초 예정대로 새 기획조정관이 배치되면 9개월 만에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규정상 김 전 기획조정관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직위를 채울 수 없었기 때문에 늦어지게 됐다"며 "김 전 기획조정관이 유죄 판결을 받은 뒤, 파면 조치하고 공모 절차를 시작하면서 지연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기획조정관은 지난 1월말 퇴직자 채용 비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공정위는 파면 등 인사 조치를 하고 3월 말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이밖에 현재 공정위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직위는 지난해 10월 직원 대상 ‘갑질’ 문제로 내부 감사 결과 직위해제된 유선주 심판관리관 자리가 있다. 유선주 심판관리관은 이후 직위해제가 부당하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하고, 김상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간부 10여명이 유한킴벌리 담합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유 심판관리관 임기는 9월에 끝난다. 그때까지 법률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그 이후에 새로운 심판관리관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