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이 7000만원까지 떨어졌어요. 새 아파트가 국지성 호우처럼 쏟아지다 보니 세입자를 구하려고 전셋값을 내리는건 기본이고, 집주인이 자비로 에어컨을 2대씩 설치해주는 옵션까지 걸더라고요."
8일 오후 찾은 인천 영종하늘도시. 공항철도 지하철을 타고 영종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10여분을 이동하니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곳곳에서 상가 건설 현장들이 즐비한 영종도에서 높게 솟은 건물이라고는 새 아파트 단지뿐이었다.
외관이 깨끗한 새 아파트들이 줄이어 서있는데, 펜스로 둘러싸인 건설 현장도 곳곳에 보였다. 올해 9월 입주를 앞둔 '영종하늘도시화성파크드림'(총 657가구) 아파트도 집들이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최근 인천 영종도에 신규 입주 단지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억원을 밑도는 아파트 전세 물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중구 운남동 영종센트럴 푸르지오자이는 이달 전용면적 74㎡ 9층이 9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달 전용면적 64.77㎡ 20층은 8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면서 1억원 선이 무너졌다.
중산동 S공인 관계자는 "새로 입주하는 단지가 워낙 많다 보니 세입자 구하기가 치열해 아파트별로 1억원 이하 짜리 전세물건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영종센트럴푸르지오자이 전용면적 64.77㎡짜리 18층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5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대학가 원룸 월세방보다 낮은 값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셈이다.
중산동 A공인 관계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70만원이 현재 시세인데, 45만원까지 내려간 건 세입자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워낙 세입자 구하기가 힘들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거나 옵션을 제공하면서 세입자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뚝 떨어진 이유는 작년 7월부터 시작된 릴레이 입주 때문이다. 1년 동안 5개단지 5297가구가 연달아 입주했다. 지난달에는 영종한신더휴스카이파크(562가구)가 들어섰다. 9월에는 2개 단지 1409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중산동 H공인 관계자는 "작년 7월 입주한 '스카이시티자이'(1034가구) 아파트가 전용면적 118㎡ 이상 중대형 면적 위주라 세입자를 구하기 힘들었다"며 "스카이시티자이가 전셋값을 경쟁적으로 내리자 주변 아파트 단지 전셋값도 우수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셋값이 떨어지자 목돈이 부족한 젊은 신혼부부들이 영종도로 몰려들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주변에 인천공항과 파라다이스시티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신혼부부들이 보금자리로 많이 찾고 있다"며 "전세를 알아보러 왔다가 최근 분양가보다 떨어진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나온 집을 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산동 C공인 관계자는 "재3연륙교가 내년 착공하면 다시 전셋값도 반등할 것"이라며 "지금 내려간 매매·전세가격은 다리 개통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가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