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에스오토텍, 오너 회사를 자회사로 넣으니 주가 급등
자동차 부품업체 엠에스오토텍(123040)은 지난해 10월 30일만 해도 1530원이었던 주가가 올해 3월 한때 5700원까지 올랐다. 주가 급등은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회사 심원의 주요 사업부가 분할(신설법인명 심원테크)돼 엠에스오토텍의 자회사 명신산업 아래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심원테크는 테슬라 협력사로, 실적이 상당히 좋았던 기업이다. 심원테크가 엠에스오토텍의 연결기준 계열사에 포함되면서 엠에스오토텍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12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66%나 뛰었다. 지배구조 개선 한방에 기관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는 대표 자동차 관련주가 됐다.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엠에스오토텍이 공정거래위원회 압박에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3월 7일 발표한 '2019년 업무계획'에서 "올해 중견기업의 사익편취 행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 한방에 주가가 휙 뛸 수 있다는 것을 엠에스오토텍이 입증하면서 전문가들은 유사 사례 찾기에 한창이다.
◇갓뚜기부터 조성아 파운데이션까지…지배구조 개편 관심주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을 받는 종목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는 오뚜기(007310)다. 오뚜기는 2016년 상속세 완납 의지를 밝히면서 '갓뚜기' 열풍이 불 정도로 소비자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배구조 상으로는 개선할 점이 많다.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의식해 풍림피앤피지주와 상미식품지주를 흡수합병하긴 했지만, 아직 수익성이 가장 좋은 오뚜기라면은 지분 정리를 하지 않았다.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라면 지분 32.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뚜기의 오뚜기라면 지분율은 27.65%다.
'박 회계사의 투자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는 "오뚜기는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투자 매력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조성아 스틱파운데이션'으로 화장품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CSA 코스믹(083660)도 비슷한 경우다. CSA 코스믹은 화장품 사업이 잘 나간다는 소식에 지난해 2월 3000원대였던 주가가 6월에는 1만5000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잘 나가는 사업은 조성아 대표가 특별관계자와 함께 지분 93.3%를 들고 있는 관계사 초초스팩토리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초초스팩토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73%, 8959% 증가했다. 반면 CSA 코스믹은 적자 상태이며, 회계처리 기준 위반 사유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CSA 코스믹은 초초스팩토리가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고, 조 대표는 0.76%만 갖고 있다.
손오공(066910)도 오너 회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나올 때마다 계속 언급되는 기업이다. 손오공은 장난감 헬로카봇, 터닝메카드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손오공은 유통만 담당하고 생산은 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의 자녀인 최종일 대표, 최율하, 최율이씨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에서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회사로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면서 최 회장은 2016년 손오공을 미국 완구회사 마텔에 넘겼다. 다만 지분 4.94%는 팔지 않고 남겨 놓은 채 협업을 유지하고 있다.
양근모 코어에셋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상장기업 오너가 같은 업종의 비상장 기업을 따로 보유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맞는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면서 "이런 기업들은 지배구조 개편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주주 눈치에 장외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다만 일각에서는 오너가 이익을 착복하기 위해 비상장사를 통해 신사업을 추진한 건지, 아니면 불확실성이 높아 개인적으로 추진한 것인지 단언하기에는 모호한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결과만 놓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전문업체 예스티(122640)가 이 같은 경우다. 예스티의 경영진은 전력반도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따로 파워테크닉스란 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성과가 나오자 지난해 8월 예스티로 하여금 70억원을 출자하게 해 파워테크닉스 지분 30%를 취득했다. 예스티는 전력 반도체 사업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 5000원대였던 주가가 현재는 1만5000원대로 올라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신규사업을 추진하면 주주들이 싫어할까 봐 장외에서 시도하는 사업가도 분명 있다"면서 "신사업이 잘 되면 알짜 회사를 개인이 먹었다고 비난을 받게 되는데, 당사자는 매우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근모 대표도 "결과만 가지고 단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