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톤스포츠가 올 1월 선보인 전기자전거 ‘벤조 24’.

국내 자전거 1위 기업 삼천리자전거(024950)는 지난해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0년 이후 8년 만의 적자다. 삼천리자전거는 올 1월 2019년을 ‘퍼스널 모빌리티 대중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전기자전거를 포함해 신제품 200여종을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입문용부터 레저용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인기 제품군은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한다.

국내 자전거업계 쌍두마차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지난해 시련을 이겨내고 올해 비상을 꿈꾸고 있다. 기존 제품군 강화는 물론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 전국 자전거도로 구축 수혜…미세먼지 영향 판매 급감

삼천리와 알톤은 2016년 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했다. 2010년 전국에 자전거 도로 인프라가 구축됐고, 자전거는 레저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날씨가 좋은 봄철이 되면 전국 자전거 도로와 공원은 자전거 동호회원들로 붐볐다. 삼천리는 2015년 영업이익 149억원이라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알톤은 2014년 정점(영업이익 85억원)을 찍었다.

그러나 2016년부터 두 회사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파와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성수기인 봄에 미세먼지로 야외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판매가 급감했다. 때문에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이 2017년보다 28% 이상 줄어든 796억원에 그쳤다. 알톤스포츠는 2015년부터 계속 적자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11억원까지 줄였지만 아직까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의 신사업인 전기자전거도 그동안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삼천리자전거는 2010년에, 알톤스포츠는 2012년에 본격 전기자전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가격, 규제 등의 문제로 시장 형성이 늦었다. 삼천리의 전체 매출에서 전기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 알톤스포츠는 10% 후반대로 알려지고 있다.

◇ 기업 대상 사업 시작…카카오 손잡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올 들어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두 회사는 지난달 6일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를 운영하고, 두 회사가 전기자전거를 공급한다. 과거엔 소비자를 대상으로 자전거를 판매하는 ‘B2C’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B2B)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인천광역시 연수구와 성남시 일대에서 각각 400대와 600대의 전기자전거로 공유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올해까지 전국 단위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대수를 3000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전동 킥보드 등 개인 이동수단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모터 출력을 기존 250W에서 350W로 높인 전동 킥보드를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알톤스포츠는 배터리 용량을 낮추고 기존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