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대표 사업인 태양광이 최근 3년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6000개 면적의 산림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미세먼지 방지숲’을 만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4일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림청을 통해 전국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지 태양광 사업으로 232만7495그루의 나무가 베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산지 훼손 면적은 4407㏊로 집계됐다. 윤 의원 측은 상암 월드컵경기장 6040개 규모와 맞먹는 면적으로 여의도 면적(290㏊)의 15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시설 관련 산지 훼손 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2016년 529㏊, 31만4528그루에서 2017년 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1435㏊, 67만4676그루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443㏊, 133만8291그루로 증가했다. 산지 훼손 면적이 2016년과 비교해 4.6배 급증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025㏊, 46만4021그루로 산지 훼손이 가장 심했다. 그 뒤를 경북(790㏊, 60만4334그루), 전북(684㏊, 19만3081그루), 충남(599㏊, 35만2091그루)이 이었다.
산지 훼손이 가장 심한 마을은 경북 봉화군 봉성면으로 창미에너지발전소 등 태양광 발전시설 4곳이 설치돼 13㏊(13만1426㎡)의 산지가 훼손됐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위치한 성원에너지 태양광발전소(11㏊, 11만8704㎡), 경북 칠곡군 동명면의 화남태양광발전소(9㏊, 9만1757㎡), 전남 순천시 외서면 준에너지 태양광발전소(7.4㏊, 7만3701㎡), 전북 장수군 천천면 천천2호 태양광발전소(3.2㏊, 3만1977㎡) 등이 뒤를 이었다.
산림청은 지난해 12월4일 산림과 나무 훼손 등을 억제하는 내용의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 이후 태양광발전시설 신청 건수와 면적이 대폭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산림을 담당하는 주무관청이 태양광 시설 난립에 제대로된 비판을 하지 않고 눈치 보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상직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는 보완적인 에너지로 자가소비용으로 설치하는 것은 좋지만, 국가의 기간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세먼지 대책과 역행하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태양광 사업으로 훼손된 산지를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