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입주 예정인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4923가구)이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하남선) 공사와 겹쳐 입주가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근 대단지 '고덕 아르테온'(4057가구) 입주 시기와 겹치면, 고덕지구에 약 9000가구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게 돼 주변 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보인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그라시움은 기반시설인 우수관(雨水管·빗물을 모아 흘려보내는 관)과 오수관(汚水管) 설치 구역이 서울시가 공사 중인 5호선 연장 1-1 공구 구간과 겹치면서 공사가 중단될 상황이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일대 전경.

고덕 그라시움은 최소 4월에는 우·오수관로 작업에 착수해야 예정된 9월에 준공할 수 있는데, 지하철 공사는 6월에 완공될 예정이라 입주도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덕주공2단지 조합원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지하철 공사 때문에 입주가 지연될까 걱정하고 있다"며 "예정된 입주 일자를 맞추기 위해 서울시 측에 공사구간을 병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고덕 그라시움 우·오수관로 설치 구역인 상일동역~상일동역 교차로는 왕복 4차로다. 서울시는 현재 이곳에서 지하철 공사를 위해 2개 차로를 이용 중이다. 시는 나머지 2개 차로에 고덕 그라시움 우·오수관로 설치공사를 하면 고덕로 공사구간이 전면통제되기 때문에 지하철 공사가 끝나는 6월 이후 공사를 하라는 공문을 내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덕주공2단지 시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우·오수관로를 설치하는 데 40일 정도가 걸린다고 돼 있다"며 "4개 왕복 차선 중 2개 차로에서 공사를 하고, 2개 차로를 상∙하행으로 쓰고 있는데, 우·오수관로 작업을 하려면 차량이 통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도 지하철 5호선 연장 공사가 예정 기간보다 지연돼 준공까지 촉박한 상황"이라며 "현장 착공 협의도 하지 않다가, 입주 지연이 서울시 탓이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어 반박자료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동구청과 건설사는 어떻게든 9월 준공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9월에 준공할 수 있도록 부분 준공이나 임시 준공 등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확한 입주 예정일을 못박지는 않았기 때문에, 9월 준공 후 빠르면 9월 말에서 10월에는 입주가 이뤄질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고덕 그라시움 공사에 문제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담당 공무원의 중재 하에 협의 중"이라며 "차질없이 준공기한 내 입주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동구는 올해 입주 예정 단지가 많아 입주 시기가 늦춰져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전셋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강동구 입주 물량은 올해 1만896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오는 6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1900가구), 9월에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12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1745가구)에 이어 내년 2월에는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아르테온(4057가구) 등 대단지가 잇따라 입주를 앞두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12월에만 3604가구 입주가 잡혔는데, 9월 예정인 고덕 그라시움 입주가 뒤로 밀리면 8000여가구에 달하는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주변 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