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기 부진 영향 때문이다.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47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 엔진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6%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지난해 우리나라 물량의 26.8%를 책임졌던 중국 수출이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 분쟁 영향으로 15.5% 줄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 1.4%로 고꾸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도 점차 가라앉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숙박업 업황 BSI를 보면 2월 수치가 44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불거진 2015년 7월(29)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도소매 BSI도 지난 2월 68로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한은은 "메르스 같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국내 여행을 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소매 상황을 봐도 내수가 안 좋은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반 침체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 예상치인 2.6%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상황을 기대했으나, 반도체 수출이 계속 부진하고 내수마저 나빠지고 있어 상저하저(上低下低)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