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성들도 여성만큼이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과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멋을 연출하는 남성 직장인이 늘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이른바 '꾸안꾸족(族)'이다. 남성들은 출근용 양복과 일상복 구분 없이 재킷 하나를 사도 주중 출근복으로서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입을 수 있는 활용도 높은 '똘똘한 아이템'으로 장만하는 추세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남성 패션 전문 편집매장인 쇼앤텔 관계자는 "10대 때부터 아이돌 문화를 접했던 'X세대'가 40대가 되어서도 패션에 적극적"이라며 "이들이 개성 있는 연출을 위해 편집숍을 찾는다"고 말했다.

올해 봄·여름 시즌 남성 패션 편집숍 '쇼앤텔' 모델로 활동하는 변준서씨.

쇼앤텔(SHOW & TELL)은 이런 실용적인 패션 감각을 가진 '꾸안꾸족'을 겨냥했다.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브랜드와 PL(자체 브랜드) 의류,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국내 신진 디자이너 등 총 60여 개 브랜드를 한곳에 모았다. 지난해 8월 론칭해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시티 위례,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여주점 등 총 6개 점을 운영 중이다.

◇론칭부터 자체 상품으로 차별화한 편집숍

쇼앤텔 매장에 들어서면 한쪽은 데님·가죽 재킷·티셔츠 등 캐주얼, 다른 한쪽은 코트·슈트·셔츠 등 좀 더 격식을 차린 스타일의 옷이 진열돼 있다. 이번 봄 시즌 쇼앤텔의 총 470여 개 상품 가운데 티셔츠, 데님 재킷, 블레이저 등 자체 상품이 140여 개로 전체의 30%에 이른다. 나머지는 이탈리아 등에서 발굴한 해외 브랜드를 직접 들여왔다.

자체 브랜드의 장점은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3~4주 가량으로 짧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강점이다. 자체 브랜드는 주로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제작한다. 하지만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은 체형이 다르다. 자체 브랜드는 바지통을 적절하게 넓히거나 가슴통을 여유 있게 만들어 한국 남성 체형에 최적화할 수 있다. 쇼앤텔 관계자는 "소재와 감성은 이탈리아, 디자인은 한국인에게 맞춰 생산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편집숍이 자체 브랜드 상품을 제작하는 것이 이미 보편화했다. 영국의 대표 남성 편집숍 '트렁크'는 지난해부터 고급 정장, 가죽 점퍼, 가방 등을 자체 생산 중이다. '굿즈인코펜하겐'과 '매치패션' 같은 곳도 자체 브랜드를 달아 상품을 팔고 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도 발굴

쇼앤텔은 해외시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한다. 매년 1월과 6월에 열리는 세계 최대 남성 패션 박람회인 '피티 워모(Pitti Uomo)'와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랜드 매장을 돌며 가성비 위주의 해외 브랜드를 찾는다. '엑시비트(EXIBIT)'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발굴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국내 신진 브랜드 발굴도 활발하다. 해외에서만 팔리고, 아직 국내 판로를 갖추지 못했던 '티 라이브러리(Tee Library)와 'DBSW' '아트 오브 스크리블(Art of Scribble)' 등도 쇼앤텔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이탈리아 가죽을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한 '마벨로(Mabello)', 한국 가방 브랜드인 '기어3(Gear 3)' 등의 국내 판로도 넓히는 역할을 해왔다.

쇼앤텔 조윤희 팀장은 "가성비가 뛰어난 해외 브랜드와 신진 브랜드를 기존 편집숍 대비 10~15%가량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며 "밀라노와 나폴리, 피렌체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들을 발견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