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가 1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주요 대기업은 일찌감치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고용노동부는 시행 준비가 부족했던 일부 300인 이상 사업장 약 360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말 끝났던 계도기간을 3개월 더 추가 연장했다. 지난달 31일 계도기간이 끝나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돌입한다. 주 52시간제는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해도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KT광화문빌딩 이스트에서 KT 직원들이 퇴근하는 모습.

주요 대기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 계도기간이 끝나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등은 매달 하순쯤 개별 직원에게 월간 단위로 '남은 근로시간 경고'를 통보하고 있다.

신세계(004170)백화점과 이마트(139480)는 지난해부터 퇴근시간을 오후 6시에서 5시로 앞당겼다. 출근시간은 그대로 오전 9시다. 정시퇴근을 위해 오후 5시가 되면 사무실 PC가 모두 꺼진다. 담당 임원의 승인 없이는 켤 수 없다. SK이노베이션(096770), 현대위아(011210), 두산인프라코어등도 'PC 오프제'를 실시해 강제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한 대기업 직원은 "사원들의 정시 퇴근을 위해 회의시간을 대대적으로 단축하고 협력회사와의 계약 등 다양한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며 "회사 인근에 있는 문화센터에 강의를 등록한 직원들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중견기업 직원들은 '무늬만 52시간'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지방의 한 반도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은 "법을 지키기 위해 퇴근카드를 일찍 찍고 일을 하고 있다"며 "근무시간을 52시간 이내로 속여 법을 지키려는 기업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도 업무 시간은 변함이 없지만 월급은 줄었다고 하소연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은 "단축근무 시행으로 사원부터 부장까지 월급이 30만원에서 100만원가량 줄었지만, 사실상 업무량은 같아 퇴근시간 이후 '알아서' 일하는 게 당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업무 차질은 물론 중장기적인 경쟁력 훼손 등의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사의 경우 사무직이 대부분이라 조직이나 개인별로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현장의 경우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곳이라 주 52시간 대응 체계를 갖추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달 17일 국회에 제출한 건의문에서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업은 대부분 옥외에서 작업하고, 여러 업체가 협업을 하기 때문에 근로시간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등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