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3개월 넘으면 지원금 못 받아…"허점 많아" 지적
서울 종로 소재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김모(26)씨와 동기들은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려 했지만,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가입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씨와 동기들은 6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정직원이 됐는데,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려면 수습 기간이 3개월 이내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일 중소·중견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들의 장기근속 및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고용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의 사각지대가 많아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내일채움공제란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중견기업에 취직한 만 34세 이하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운영하는 일종의 '공동 적금' 사업이다. 청년이 2~3년간 300만~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돈을 보태 1600만~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방식이다.
대상 요건에 맞는 근로자는 취업일 전후 3개월 이내에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신청해야 하며 인턴이나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이 된 경우 정규직 전환 시점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수습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기업에 취업한 청년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청년들은 인턴이나 수습 기간으로 제한을 두는 것은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취지에 맞지 않고, 역차별을 야기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손모(28) 씨는 "우리도 인턴이나 수습 기간이 짧은게 좋지 길게 하길 원하겠느냐"며 "청년들이 인턴이나 수습 기간을 정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을 못하게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한 중소기업에 입사한 이모(29) 씨는 "카카오(035720)같은 유명한 회사에 다니는 친구도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보다 더 조그만 회사에 다니는 내가 못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돈도 더 많이 벌고 이런 혜택까지 누리는 친구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게 된다"고 했다.
고용부는 기업들이 인턴이나 수습 기간을 되도록 짧게 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장기 근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인턴이나 수습 기간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당초 사업이 3개월 간 인턴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사람을 위한 지원 제도였다"며 "인턴이나 수습제도를 3개월보다 길게 운영하는 기업이 이를 짧게 줄여 제도를 이용하라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고용부의 취지와 달리 기업이 일부러 인턴이나 수습 제도를 길게 운영해 직원들이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을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에 따르면 기업이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최저임금의 100% 이상을 지급해야 하며 직원들의 근태 기록을 고용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소속 직원들을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시키려면 최저임금의 100%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데, 많은 기업들은 인턴 또는 수습 직원에게 정규직 첫 해 월급의 70~90%를 지급한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중은 2017년 기준 13.3%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는 기업에는 100만~15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며 "청년들의 애로 사항 및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해 빠르게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