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솔라 루프'(태양광 지붕)를 국내 최초로 적용했습니다."

'2019 서울 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 지붕에는 검은색 태양광 패널이 전면(全面)에 깔려 있었다.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은 "솔라 루프는 달릴 때뿐 아니라 주·정차 시에도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한다"며 "연비는 이전 모델보다 10% 향상된 L당 20㎞ 이상을 목표로 해 오는 6월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1.6L 터보 엔진이 달린 쿠페 모델인 '신형 쏘나타 터보'도 공개했다.

서울모터쇼 미디어 간담회가 열린 이날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인공지능 비서나 첨단 연비 개선 장치 등 최신 사양을 갖춰 올해 출시할 다양한 신차를 공개했다. 특히 업체들은 그동안 국내에 드물었던 대형 SUV 신차를 앞다퉈 내놓으며 이 시장에서 대격돌을 예고했다. 최근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올 들어 SUV·밴 비중이 50%까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대형SUV·픽업트럭 경쟁 본격화

이날 한국GM은 미국 정통 스타일의 대형 SUV인 쉐보레 '트래버스'와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를 공개하고 올가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3.6L 엔진을 탑재한 8~9단 변속이 가능한 대형 차량이다. 카허카젬 한국GM 사장은 "초대형 SUV인 '타호'의 국내 출시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현대차가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한 뒤 돌풍을 일으키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2019 서울모터쇼’를 하루 앞둔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공개한 신차들. 왼쪽부터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EQ 실버 애로’ 콘셉트카, 기아차의 ‘모하비 마스터피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출시될 대형 SUV 모하비의 부분 변경 모델 콘셉트카(모하비 마스터피스)를 최초 공개했다. 과거 대형 SUV 1위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픽업트럭을 출시해 시장을 개척한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칸'을 캠핑카로 개조하는 등 픽업트럭의 변신을 선보였다.

수입차 업체들도 대형 SUV 신차를 공개했다. BMW는 총 10개 모델을 국내 또는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면서 대형 SUV '뉴 X7'을 가장 중앙에 전시했다. BMW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6~7인승 대형 SUV로, 2분기에 출시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준대형 SUV인 GLE의 완전 변경 모델 '더 뉴 GLE'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에는 4개 바퀴에 각각 다른 힘이 전달돼 진흙탕에서도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 기능이 벤츠 최초로 적용됐다. 푸조·시트로앵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도 대형급인 '뉴 시트로앵 C5 에어크로스 SUV'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3943만원부터 시작되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인공지능 등 첨단기능 장착한 신차 풍성

르노삼성은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XM3의 쇼카를 처음 공개했다. XM3는 세단과 SUV의 중간 형태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실용성을 모두 갖춘 준중형급 모델이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이 차는 '메이드 인 부산' 차로 내년부터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8년 만에 완전 변경된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이보크는 국내에서 인기 높은 준중형 SUV로, 신형에는 브랜드 최초로 '준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불리는 '48볼트 MHEV(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돼 연료 효율을 높였다.

한국토요타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소형 SUV인 'UX'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L당 16.7㎞ 연비를 구현했고, 긴급 제동과 후측방 감지 기능을 장착했다. 한국닛산은 올여름부터 판매할 중형 세단 알티마의 완전 변경 모델을 국내 처음 선보였다. 알티마는 2000만원대로, 가성비가 뛰어난 수입차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벤츠만의 '인공지능 음성 인식 비서'인 MBUX를 탑재한 '뉴 A클래스 세단'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BMW는 미래 전기차 콘셉트카인 'BMW i비전 다이내믹스'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