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강성부 펀드)와 벌인 대결에서 사실상 판정승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칼이 제기한 주주 자격 문제와 관련해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한진칼은 KCGI가 제안한 감사와 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 한도 제한 등 내용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는다. 다만 조양호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지와 조 회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사 자격 강화 등 국민연금의 제안에 대해서는 표 대결 가능성이 남아 있다.
서울고법 민사25부는 21일 한진칼 주총에서 KCGI가 주총에서 주주 제안을 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KCGI 손을 들어준 지난달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한진칼은 "소수 주주인 KCGI가 한진칼에 주주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6개월 이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데, KCGI가 설립한 투자 목적 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 등기 설립일이 지난해 8월 28일로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아 상법상 주주 제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KCGI의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12.0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지난해 11월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전횡을 견제하고 기업 가치를 올리겠다며 주총을 목표로 공세를 벌였다.
한편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18일 발간한 '한진칼 의결권 관련 분석 보고서'를 통해 KCGI가 제안한 감사 및 사외이사 선임 건 등 7개 안건에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