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으로 유명한 위스키 업체 페르노리카 한국법인의 구조조정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재구성한 새조직 출범일(8일)을 열흘이나 넘겼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서다.

장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이사는 앞선 1월 22일 임페리얼 브랜드 위스키의 영업·판매권을 드링크 인터내셔널에 양도하고, 127명의 정규직 직원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직원들은 "본사에는 대규모 배당을 하면서 회사가 어렵다며 직원들을 자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갑작스러운 브랜드 매각과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반발해 왔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임페리얼의 지난해(2017년7월~2018년6월) 매출은 820억원으로 전년 (990억원)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기간 35억원 순손실을 냈지만 프랑스 본사(Allied Domecq Holdings)에 배당금 115억원을 보냈다. 영업이익(49억원)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당시 2월 1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게 근속연수에 따른 법정퇴직금과 추가퇴직위로금 등 최대 69개월치 임금을 지급키로 했다. 그러나 희망퇴직 신청자는 5명에 그쳤다. 페르노리카는 이외 인원을 대기발령하고, 직무전환 명목의 교육을 하고 있다.

페르노리카 노조 측은 "회사는 비상식적으로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대기발령까지 하는 등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구조조정을 두고 입장차가 상당하다"라고 말했다.

페르노리카 사측은 잔류인원을 94명에서 6명 늘린 100명으로 제시했지만,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의 수는 이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정규직 직원은 현재 221명이다.

노조 측은 협상이 결렬되면, 추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순탄치 않을 경우, 파업 등 쟁의행위(爭議行爲)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앞서 조정신청을 취하하고 집중교섭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달 14~15일 진행한 노조 임시총회에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99.25%로 가결됐다.

노조는 또 페르노리카의 노동법 위반과 관련해 추가 고발도 검토중이다. 장 투불 대표는 노동부 조사결과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돼 지난 1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상황이다.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

노동청 특별근로감독 결과, 장투불 대표는 노조를 지배·개입하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단체 협약 위반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하고, 갑질·욕설·성희롱으로 문제가 된 임원을 징계하는 대신 과태료를 내는 데 그쳐 문제가 됐다.

페르노리카 측은 "현재 대화 중이다"라며 "협상이 완료되는대로 새로운 조직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임페리얼 영업권을 넘겨받은 드링크 인터내셔널은 김일주 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를 회장으로 선임하고 3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이번 페르노리카 희망퇴직자 일부는 드링크 인터내셔널으로 적을 옮겨 임페리얼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드링크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페르노리카와 공식적으로 인력 흡수 부분에 대해서 논의한 바 없다"며 "노사 갈등이 해결된 뒤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