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될까?"
서울시가 '고무줄 집값' 꼬리표가 붙은 빌라(다세대·연립)의 정확한 시세 파악에 나서기로 했지만 시작 전부터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거래량이 적어 시세 확인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한계점이 수두룩하다고 내다봤다.
일단 서울시는 실거래가를 참고하고 민간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종합한 '소형 공동주택 매매 시세'를 내놓겠다고 하는데 실제 시행에 들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난망부터 나오는 이유는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물건마다 특성이 달라 강해 시세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대규모 단지의 경우 1000가구가 넘게 모여있고, 앞집과 옆집이 모두 비슷한 구조인 만큼 상품가치를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빌라의 경우 건물별로 가구수가 적고 정형화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수요자는 공인중개사 가격 정보에 의지해 부르는 게 값인 '깜깜이 시세'로 가격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빌라 시세를 정확히 측정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파트의 경우 한 달에 일정 수준의 거래량이 쌓이면서 시세가 형성되지만, 빌라의 경우 소규모고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1~2년간 거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구축과 신축이 뒤섞인 지역의 경우에도 시세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집주인 사정에 따라 3억원짜리 빌라를 2억원에 팔 수도, 5억원으로 높여 거래할 수도 있는데 가구 수가 적어 기준치로 삼을 데가 없기 때문에 한 두채 거래만으로는 정확한 시세가 왜곡될 수 있다"며 "아파트의 경우에는 같은 지역에 대규모로 밀집돼 있어 시세가 파악되지만, 빌라의 경우 각각 거래별 특성이 있어 일반화의 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빌라 시세 측정의 신뢰도를 어떻게 높일 것이냐는 것이 결국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요자가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시도지만, 빌라의 경우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시세 측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이 뒷따라야 한다"며 "역세권과의 거리와 엘리베이터∙주차장 유무 등 편의시설, 준공 연도 등이 시세에 반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