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반도체 회복 및 경상흑자 두배" 전망했지만
세계성장률 연이어 하향…반도체 경기 회복세 더뎌

우리나라 경기 둔화와 더불어 세계 성장세마저 침체되면서 한 달 뒤 발표될 한국은행의 4월 경제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월 반도체 경기가 상반기에 시들하고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경기 성장세가 불투명해지면서 반도체 회복세도 점차 더뎌지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도 이달까지 두 달 연속으로 수출 조정에 대한 우려를 거듭 언급해 반도체 경기에 경고등을 켰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한 달 뒤인 내달 18일 우리나라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포함한 '2019년 경제전망'이 수정 발표된다. 두 달 전인 1월 한은은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5%, 하반기는 2.8%로 제시했다. 상반기는 연간 전망치(2.6%)를 밑돌 것으로 봤지만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본 것이다.

한은이 하반기 성장 전망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잡은건 반도체 수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월 "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구매 지연, PC 생산 감소 등 반도체 수요 둔화 요인이 하반기에 점차 해소될 것" 이라고 했다. 경상수지에 대한 전망도 이 같은 시각이 반영됐다. 한은은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460억달러로 상반기(230억달러)보다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재정확대, 미·중 무역협상 가능성 등도 한은이 하반기 성장률을 높게 평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상저하고'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연초 예상과 달리 세계 주요국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춘 3.3%로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전망치를 0.1%포인트씩 낮춰 2.6%, 6.2%로 제시했다. 글로벌 교역의 둔화 추세, 무역마찰 등을 글로벌 경기위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 폭도 예상보다 컸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PC용 D램 고정가격이 작년말 대비 19.5% 떨어질 걸로 전망했지만 올해들어 2월까지 이미 30% 가까이 하락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는 증가하고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려고 애쓰지만 거래가 끊겨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성장세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2.1%로 전망한데 이어 OECD는 2.8%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2.6~2.7%)를 달성하려면 GDP 0.5%(약 10조원)에 해당하는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 2% 후반대였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2%초반~중반으로 내려오는 모습이다. 수출에 대해서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늘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까지 5개월 연속 수출에 대해 '전반적 부진'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나홀로 '경기지표 개선'을 주장하는 우리 정부마저 수출 조정에 대한 우려를 두 달 연속 공식화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업황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슈퍼사이클일 정도로 좋았지만 올해는 일부 개선된다 하더라도 회복세는 강하기 어렵다"며 "세계성장세 둔화까지 고려하면 반도체 경기는 하강한다고 생각하고 대응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