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작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731억2400만달러(약 83조1000억원)를 기록하면서 중국 대표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오포·비보의 매출 합계(919억2800만달러·약 104조5000억원)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상위 3개 업체의 합계보다 매출이 뒤진 것은 처음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저가(低價)폰으로 물량만 늘리는 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에도 속속 진입하면서 매출과 수익성까지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17일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스마트폰 매출은 1년 전보다 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이 연이어 부진에 빠지면서 실적이 하락한 것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사 중 매출과 판매량이 동시에 줄어든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반면 중국 상위 스마트폰 3사인 화웨이·오포·비보의 매출 합계는 1년 전보다 35%나 늘었다. 유럽·중국 등에서 고가 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판매량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중국 1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작년 판매가격이 700달러 이상인 P20과 메이트20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화웨이에 따르면 작년 P20 시리즈는 1600만대, 메이트20 시리즈는 5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작년 매출 464억6800만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62%나 실적을 끌어올렸다. 오포와 비보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SA는 "화웨이가 삼성과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며 "올해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매출 측면에서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미국 애플은 작년 매출 1566억3400만달러를 기록해 압도적인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은 작년 출시한 아이폰X(텐)S 시리즈와 아이폰XR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고가 전략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높였다. 애플은 매출 기준으로는 세계 시장 점유율 40.4%를, 이익 기준으로는 78%를 차지했다. 작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온 이익 100원 중 78원은 애플이 가져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