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5세대) 스마트폰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미국에 뺏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최대 통신 업체 버라이즌(Veri zon)은 14일(현지 시각) 다음 달 11일부터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 중 처음이다. 애초 3월 중 세계 최초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던 우리나라는 최근 4월 초로 일정을 미룬 뒤 여전히 개시 일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출시도, 요금제 결정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하면 스마트폰 제조 업체는 세계시장 선점 효과를, 이동통신사는 5G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IT(정보 기술) 서비스를 주도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사천리' 미국 '지지부진' 한국

미국 버라이즌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의 5G 기반 가정용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버라이즌은 이날 "5G 스마트폰 서비스에서도 우리가 세계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라이즌은 중국 레노보(Lenovo)의 자회사인 모토롤라가 만든 5G 스마트폰을 들고나왔다. 이 제품은 기존 4G 스마트폰인 '모토 Z3'에 배터리 형태의 5G 모듈인 '모토 모드 5G'를 덧붙인 형태다. 버라이즌 관계자는 "모토롤라의 5G 단말기는 지난해 8월 개발을 끝낸 것"이라며 "지난달엔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로부터 5G 단말기 판매를 위한 승인을 받았고, 별도의 5G 요금제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서비스'에 큰 의미를 부여해 온 국내 이동통신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최근 월 7만5000원에서 시작하는 5G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가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더 싼 요금제도 추가하라'는 지적과 함께 반려당했다"며 "이동통신 1위 사업자에 요금 인가제를 적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인가제가 아예 없어 5G폰 서비스 준비가 더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는 품질 안정화 작업이 길어지면서, LG전자의 'V50씽큐'는 부품 공급이 늦어지면서 3월 중 출시가 어려워졌다. 마음이 급해진 삼성전자는 "내달 10일 전에는 5G 스마트폰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수준은 한국이 한 수 위

한국 이동통신 업계는 내실은 앞선다고 자신하고 있다. 우선 버라이즌의 첫 5G 스마트폰은 별도 모듈을 달아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와 LG전자의 V50씽큐는 5G 통신 기능이 스마트폰에 내장돼있다.

요금은 한국이 싸다. 버라이즌의 5G 요금제는 최저 85달러(약 9만6700원)에서 시작한다. 종전 4G LTE 요금제보다 10달러(약 1만1400원)가량 비싸다.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버라이즌은 월 75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주는 5G 요금제가 월 10만6000원인데, SK텔레콤은 월 150GB를 주고 7만5000원"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지역도 한국이 더 많다. 버라이즌은 미국 두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30도시로 점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인 반면, 우리나라는 서울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에서 동시에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