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 중도금을 마련하기 위해 1억원을 대출받았다. 입주는 작년 말이었는데 A씨는 입주를 포기했다. 장사가 너무 안돼 대출 이자를 갚기 버거운 데다, 집값도 분양가보다 1억원 넘게 떨어져 계약금 5000만원을 포기하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내수경기 침체와 집값 하락의 영향으로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입주 때까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금 보증사고'는 지난해 1019건으로 전년(447건)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주택 구입자금 보증이란 분양을 받은 입주 예정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받았으나 원금 혹은 이자를 내지 않는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신 대출을 갚아주는 상품. 공사는 나중에 대신 갚아준 돈을 입주 예정자에게 청구한다.
주택 구입자금 보증사고는 최근 들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만 해도 66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 231건으로, 2017년 447건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1~2월에만 319건이 접수됐다. 사고금액도 2015년 77억원에서 작년 1548억원으로 20배가량 폭증했다.
보증사고는 입주 예정자들이 제때 대출을 갚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는 분양시점에 세웠던 자금조달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의미다. HUG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실직 또는 폐업으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증사고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보증사고는 주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경남에 집중되고 있다. 2016년 231건의 사고 중 서울이 26건, 경남은 16건이었다. 하지만 경남의 보증사고는 2017년 92건으로 5배 이상 늘더니, 작년에는 전체의 약 3분의 1인 390건으로 급증했다. 서울은 작년 10건으로 오히려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