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청약이 끝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 견본주택에 지난달 9일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부적격 당첨 또는 계약 포기가 발생한 90가구의 새 주인을 찾는 추첨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미계약분 주워담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사람은 인기 지역 청약 당첨이 어려워진 반면, 까다로운 청약 규제 때문에 부적격 당첨은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미계약분만 노리는 사람들을 가리켜 '주워담는다'는 의미를 담은 '줍줍족(族)'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미계약분의 인기는 청약 인기 지역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올해 초 분양한 인천 계양구 '계양 더 프리미어' 미계약분 97가구 추첨에 192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당첨되려면 2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다. 이 단지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6개월밖에 되지 않아 특히 많은 사람이 몰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첨만 되면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주택자나 갭 투자자도 많이 몰렸다"고 전했다.

미계약분은 1·2순위 청약과 예비당첨까지 거치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다. 배정 방식은 분양 사업자 재량이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견본주택 등 현장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하는 것이 관례였다. 추첨에는 주택 보유 여부나 청약 가점에 관계없이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을 동원하거나 대리 줄서기 등 편법이 성행했다.

정부 역시 현장 추첨 방식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난달 분양을 시작한 아파트부터 20가구 이상 미계약분이 생기면 온라인으로 배정하도록 법을 바꿨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미계약분 배정 방식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청약제도 및 시스템 개선을 통해 부적격 당첨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