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왕좌(王座)를 인텔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7년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를 수성(守城)해왔었다.

인텔의 반도체 생산라인.

12일(현지 시각)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58억달러(약 17조8200억원) 매출을 올리며 세계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매출 184억달러(약 20조7500억원)를 기록한 인텔이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전분기(지난해 3분기)보다 24.9% 하락해 같은 기간 인텔 매출 감소폭 2.3%보다 하락세가 컸다.

삼성전자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배경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있다. IHS 마킷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87%가 메모리였던 반면, 인텔은 6%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론 엘방어(Ron Ellwanger) IHS 마킷 반도체 제조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인텔보다 높아, 지난해 모바일 판매가 부진하자 메모리 판매도 하락했다"며 "지난해 4분기 메모리 시장 규모가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하며 삼성전자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반도체 매출에선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2017년보다 20.3% 늘어난 746억달러(약 84조24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인텔의 매출은 전년보다 13.4% 늘어난 699억달러(약 79조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3분기보다 10.2% 줄어든 1162억7200만달러(약 131조3200억원)를 기록했다. 론 엘방어 수석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공급 과잉과 고객사의 높은 재고량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