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험 가입자에 보험료 과다하게 받은 사실 적발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가입자들에게 태중(胎中) 아기가 앓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암·뇌질환·심혈관 질환 등 3대 주요 질병과 치아질환에 대한 보험료까지 부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과다하게 받아오다 금융감독원의 지시로 뒤늦게 환급해주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아기 출산 이후부터 보장 만기 때까지 발생하는 입원비와 치료비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통상 임신 22주차 이전에 가입하기 때문에 태아보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어린이보험은 현대해상(001450),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005830), 동양생명(082640), 삼성생명(032830)등이 판매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6년간 약 150만건의 어린이보험을 판매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등 보험사들은 최근 5년새 어린이보험을 중도해지한 가입자에게 공문을 보내고 보험료 환급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이전에 어린이보험을 중도해지한 가입자들도 보험사에 요청하면 과다하게 받은 보험료를 받을 수 있다. 국내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 정보 보호기간이 5년이라 그 이전에 보험해지한 이들에게는 직접 연락을 못하고 있다"며 "요청이 오면 바로 환급하고 있다"고 했다.
이 문제는 한 고객이 태아 때 보장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3대 주요 질병과 치아질환을 보장하는 보험료를 태아 때부터 낸 만큼 이를 돌려달라고 민원을 내면서 불거졌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출산을 앞둔 부모들에게 태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하는 태아보험 가입을 권유해왔다. 이는 어린이보험에 가입하고 태아 특약을 더하는 것이다. 보험료 산정은 태아 시기엔 태아에 대한 보장 내역 80%, 출산 이후에 보장되는 내역 20% 정도로 부과됐다. 출산 이후엔 보장기간 동안의 위험내역에 대한 보험료 100%로 바뀌었다. 보험사들은 이를 전체로 계산해 월납 보험료를 산정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태아 때 보상받지 못하는 3대 질병이나 치아질병에 대한 보험료 납입이 이뤄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그래서 보장만기를 늘려주는 형식으로 보상해왔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임신 5개월에 보장만기 만 30년으로 가입했다면, 만 30세 5개월로 보장을 늘려주는 것이다.
문제는 중도해지자들에게서 발생했다. 이들은 보험료 산정이 이런 구조로 되는 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중도해지자에겐 보장만기를 늘려주는 혜택이 없었기 때문에 보험료만 낸 꼴이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환급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보험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4월 개정된 어린이보험을 출시할 계획이다. 태아 특약 내용을 따로 떼서 보험료를 구성하고 어린이보험료도 따로 떼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