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된 구형 컴퓨터로도 인터넷만 되면 슈퍼 컴퓨터에 버금가는 사양으로 쓸 수 있는 미래가 코앞에 다가왔다. 향후에는 30만원대 컴퓨터 본체로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 컴퓨터 기능을 쓸 수도 있다는 소리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메모리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구현해 인터넷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다.

SK브로드밴드가 개인화 컴퓨팅 환경을 클라우드 서버에서 불러올 수 있는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SK브로드밴드가 이같은 ‘클라우드 PC(퍼스널 컴퓨터)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클라우드 PC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나 메모리 등 컴퓨팅 자원을 가상화 기술에 적용된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 구현하여 개인화 컴퓨팅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설정해놓은 배경화면이나 설치해놓은 소프트웨어 등을 언제든 클라우드에서 불러올 수 있는 서비스다. 일일이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를 개인 컴퓨터에 설치할 필요도 없다. 클라우드를 통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자신만의 개인 PC에 접속할 수 있다.

향후 기술이 발전되면 10년된 구형 컴퓨터로도 슈퍼 컴퓨터를 가상화 기술로 사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인터넷만 있으면 최신 컴퓨터 구매 없이도 구형 컴퓨터로 고사양 게임 플레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19’에 참석한 게임 업체들은 클라우드를 활용한 게임 시연에 나섰다. 5세대(G) 통신 상용화로 초고속·대용량 전송이 가능해져 고성능 게임 전송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면서다.

기존에는 고사양 게임 플레이를 위해 150만~200만원대의 고사양 PC를 사야했지만, 이제는 저렴한 PC를 통해서도 고사양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열린 ‘클라우드 PC 서비스’ 간담회를 진행 중인 고영호 SK브로드밴드 성장트라이브장.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 PC 서비스 부팅은 30초 정도로 짧은 편이다. 고사양으로 부팅할 시 약 3분 정도가 걸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도 클라우드 PC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미정이다.

보안 우려도 적다. 클라우드 PC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클라우드 PC와 서버간 전송되는 자료는 화면정보 뿐이다. 클라우드 서버 자체가 해킹되지 않는 이상 자료유출 염려가 없다. 클라우드 PC 서비스는 최대 3만대까지 PC를 수용할 수 있는 확장성도 갖췄다.

업무용과 개인 인터넷 환경도 분리해서 제공된다. 사용자가 클라우드 PC 서비스로 카카오톡이나 은행 업무 등을 사용해도 인터넷 서버가 별도로 제공돼 직원의 사생활 침해 우려도 없다.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PC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3개 공공기관·4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브로드밴드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서비스 정보 확인·컨설팅이 가능하다. 향후에는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존 PC를 클라우드 PC로 대체하는 통합 서비스 제공도 추진할 계획이다.

고영호 SK브로드밴드 성장트라이브장은 "국내 클라우드 PC 시장은 경쟁력 있는 자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외산 솔루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번에 상용화한 클라우드 PC는 국산 기술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