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왔어요. 바이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같아요."
"아 이 맥주 예쁘다. 요즘 젊은층엔 맛 뿐만 아니라 겉모양이 예쁜 것도 중요해요."
"전통술을 계량화하고 패키지를 새롭게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들렸어요."
"매장에 놓을 좋은 와인을 구매하러 왔어요."

28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그랜드볼룸.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 행사장은 아침 일찍부터 많은 인파로 붐볐다. 와인 글라스에 담긴 술을 음미하거나 접시에 음식을 담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 등 다양했다.

28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수상한 기업 대표들과 행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술을 가리는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주류대상은 조선비즈가 좋은 술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건전한 주류문화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우리술·위스키·와인 등 19개 베스트 오브 2019 나와

올해는 우리술·소주·맥주·위스키·스피릿·와인·사케 부문에서 총 540개 브랜드가 출품됐다. 작년보다 약 109개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중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106개 업체 총 249개 브랜드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상작 비중은 46%로 해외 유수의 주류 품평회보다 엄정한 잣대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술 19개가 ‘베스트 오브 2019(Best of 2019)’에 선정됐다.

우리술에선 35개 업체의 58개 브랜드가 출품됐고, 이중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일반 부문)와 월류원의 ‘베베마루 아내를 위한’(한국와인 부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소주 부문에서는 총 10개사가 25개 제품을 출품했다. 이중 3개 제품(참나무통 맑은이슬, 대선, 화요25)이 베스트 오브 2019에 선정됐다. 사케 부문에서는 총 5개사가 출품한 16개 제품 중 나라셀라의 ‘아사비라키 준마이다이긴죠 욘와리미가키‘가 베스트 오브 2019로 선정됐다.

와인 부문은 가격대비 만족도(cost performance)가 높은 제품들이 예년보다 더 많이 출품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총 245개의 출품작 중에 가성비 좋은 와인들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베스트 오브 2019'는 각 부문별로 7종이 선정됐다.

맥주 부문은 지난해보다 출품작이 두 배 가량 늘었다. 35개 브랜드 153개 종류의 맥주가 출품됐다. 위스키 부문에선 디아지오코리아의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이 베스트 오브 2019로 선정됐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주류 회사들의 참여도 늘었다. 올해는 호주와 페루에서 미수입 와인을 직접 출품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대한민국 주류대상이 명실상부 대표 주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 행사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각종 술을 시음하고 있다.

◇대기업 바이어 350여명 몰려…"가성비 좋은 술 많아" 호평

이날 행사 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비즈니스 테이스팅’이었다. 수상작을 맛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바이어 약 350여명이 조선호텔을 찾았다. 대기업 주류 구매 담당 직원부터 호텔 관계자, 골프장 소속 주류 바이어, 개인 레스토랑 소믈리에, 지자체 소속 소믈리에, 편의점까지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200여개가 넘는 술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행사는 대한민국 주류대상 뿐"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 와인전문점 ‘와인공간’에서 일하는 석동유 매니저는 "가성비 좋고 유명한 와인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도경 나라셀라 매니저는 "한국에 수입되고 있지 않은 와인도 많이 나왔다고 해서 보러 왔다"며 "위스키나 전통주도 한자리에서 맛을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장수봉 백산무역 대표는 "위스키, 전통주업체들과 만날 수 있어 주류 숙성이나 기계 등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했다. 박인규 히든트랙 대표는 "수제맥주 사업을 하는 중인데, 경쟁 브랜드나 와인 등 다른 주류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행사 관계자가 시음장에서 관람객에게 술을 따라주는 모습.

◇각국 대사 참여해 주류, 전통음식 즐겨...자선행사 수익금 기부

올해 주류대상에는 한복을 입고 참여한 주향사들이 눈길을 모았다. 매년 조선비즈 주류대상에서는 전통주를 연구하는 주향사들이 한복을 입고 술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안내하고 있다. 꽃모양 도라지정과와 막걸리·수정과 푸딩, 꽃매작과, 더덕샐러드 등 가볍고 상큼한 맛의 안주가 준비돼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시상식에 참석한 주류업체 대표와 외국인들은 술과 전통음식을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페르나도 다누스 칠레 대사,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비야시안 스페인 대사, 마뉴엘 제수스 포르투갈 대사, 제임스 최 호주 대사, 필립 터너 뉴질랜드 대사 등 각국 대사들도 참석해 주류와 전통음식을 즐겼다.

정운찬 전 총리가 경품 추첨을 하는 모습.안소영 기자

이날 저녁에는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작 선정을 기념한 자선행사도 개최해 모금액 전액을 기부했다. 이경은 재즈밴드가 재즈와 피아노 공연을 통해 한층 분위기를 띄웠다.

자선행사에선 경품추첨도 이어졌다. 갑작스레 들른 정운찬 전 총리(현 KBO 총재)가 경품당첨자를 부르자 환호성이 터졌다. 40만원 상당의 경품을 탄 유나영(27)씨는 "술을 좋아해서 오게 됐는데 경품까지 타서 기분이 좋다"며 "같이 온 지인에게는 2차를 공짜로 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