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약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B형간염 다약제내성 환자’에게 치료제 ‘테노포비어’ 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테노포비어는 B형 간염 증세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제로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 치료제다. 현재 B형 간염 치료제는 간세포에서 바이러스가 부추기는 면역반응으로 인한 염증을 줄이는 정도로,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제는 없다.

국내 7개 의료기관 전문의들이 팀을 이뤄 치료대상 환자에 대한장기 추적 연구를 시행한 결과, 테노포비어(tenofovir disoproxyl fumarate) 단독요법 만으로도 B형 간염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안상훈(사진)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구축된 '한국 B형간염 치료환자 코호트' 학술연구용역 사업을 통해 B형간염에서 가장 치료가 어려운 다약제내성 환자를 장기 추적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치료가 어려운 다약제 내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테노포비어 기반 단독요법 또는 병합요법의 장기적 효과를 보기 위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추적관찰 연구다.

‘단독요법’은 말그대로 한가지 계열의 약제로만 치료하는 방법이다. 두가지 이상 계열의 약제로 치료하는 방법을 ‘병합요법’이라고 칭한다.

특히 두가지 계열 이상의 약제에서 내성이 발생된 ‘다약제내성 환자’는 B형간염에서 가장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왔다.

연구팀은 총 423명의 환자들을 테노포비어 단일요법 치료군(174명)과 테노포비어 기반 복합 요법 치료군(249명)으로 나눠 평균 180주 정도 결과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단독요법 만으로도 항바이러스 약제내성 종류, 혈중 바이러스 수치 등에 상관없이 적어도 4년이상 B형간염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기간별 누적 바이러스 반응률 관찰한 결과 48주 당시 단독요법 71.7% vs 복합요법 68.9%로 나타났고 96주에서는 85.1% vs 84.2%, 144주 92.1% vs 92.7%으로 나타나 누적 바이러스 반응률은 유의 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92주(93.4% vs 95.7%)와 240주(97.7% vs 97.2%)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차이가 없었다.

이외에도 연령, 성별, 간경변 유무, B 형 간염 항원에 대한 양성 반응, 신장 기능 등 여러 인자와 관련해서도 바이러스 반응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책임자인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단독요법 연구는 짧은 기간에만 실시돼 치료에 직접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연구는 장기간에 걸친 효과를 제시해 대한간학회 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이를 통해 치료법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다약제 내성 환자들에게 복약의 편리성을 제공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게 됐다"며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막아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으로부터 ‘한국 B형간염 치료환자 코호트 연구’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향후 3년간 총 13억5000만원 규모의 학술연구 용역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치료현황, 투약패턴, 치료반응 및 효과분석, 항바이러스제 내성 특성 분석 등 B형간염 핵심 중개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안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질환 분야 상위 10%내에 속하는 유명 국제학술지인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IF : 7.683)에 「Long-Term Efficacy of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Monotherapy for Multidrug-Resistant Chronic HBV infection」 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B형 간염
B형 간염 바이러스(HBV)에 감염돼 발생하는 간의 염증성 질환이다. 대개 환자와의 접촉이나 감염된 주사기로부터 옮거나, 아기가 태어날 때 모체로부터 전염된다.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B형 간염은 완치하기가 어렵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암의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간염보유자는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