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사장이 임기 2년을 앞두고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8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환경 규제, 해운동맹 재협상, 초대형 선박 발주 등 주요 해운 현안을 앞두고 있어 차기 CEO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경영진 추천위원회는 유 사장이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한 후 후속 CEO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영진추천위원회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경영진추천위원회가 후임 CEO를 선정해 현대상선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된다. 주총은 3월 27일 열릴 전망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차기 현대상선 CEO로 내부 인사보다 외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 출신으로 해운 경력 30년의 컨테이너 영업 전문가인 유 사장이 임기 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산은은 컨테이너 사업에 대한 이해보다 경영 체질 개선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외부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대상선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해운 회사를 인수해 운영한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PEF)나 판토스 등 2자물류업체 출신이 거론된다. 해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PEF로는 IMM PE, 한앤컴퍼니 등이 있다. 다만 PEF나 2자 물류업체 출신은 컨테이너 산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한진해운 출신 인사를 전무급으로 영입해 영업 총괄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

현대상선은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에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3월로 종료되는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2M(머스크‧MSC)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종료도 대비해야 한다. 2020년 2분기부터 차례로 인도되는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운영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상선은 IMO 환경 규제, 해운 동맹 재협상, 초대형 선박 확보 등을 통해 2020년 이후 흑자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해운 시황이 불투명한 만큼 흑자 전환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로운 CEO가 오더라도 과거 고비용 구조로 적자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주요 해운 현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 동맹을 경험한 적이 있고, 주력 시장인 미주 지역에서 영업 경험이 있는 인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