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중순 한국에서 세계 최초의 5G(5세대) 통신용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을 출시합니다.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제품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고동진〈사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사장은 20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JW매리엇호텔에서 열린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의 제품 공개(언팩) 간담회에서 "갤럭시 폴드는 혁신 기술로 만든 새 카테고리의 제품"이라며 "제조 공정과 소재, 소프트웨어 등 스마트폰의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오전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 모인 전 세계 협력사, 언론인, 애널리스트 등 3500여명에게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접은 상태에서는 4.6인치의 화면으로 스마트폰 모든 기능을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고, 펼치면 7.3인치의 큰 화면으로 인터넷 서핑·동영상 감상·게임·내비게이션 등을 즐기는 모습이 전면 스크린 영상과 무대 시연으로 소개됐다. 화면은 책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접을 수 있고, 20만번 접었다 펼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기어(톱니)가 정교하게 맞물린 힌지(접히는 부분), 배터리를 양쪽으로 나누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이 소개됐다.

"갤럭시 폴드 새로운 마니아층 모을 것"

고 사장은 "미국 시장에 4월 28일 4세대 LTE(롱텀에볼루션)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순차적으로 출시 국가를 늘려가겠다"면서 "한국에서는 5G용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다음 달 세계 첫 5G 통신 상용화를 시작한다. 그는 올해 최소 100만대는 팔릴 것으로 자신했다.

폴더블이 시기상조라는 일부 외신과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선택이 옳다고 반박했다. 2011년 대화면폰인 갤럭시 노트를 처음 내놓을 때 경쟁사와 시장 전문가들이 모두 불편할 것이라며 비판했지만 노트 시리즈는 완전히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냈고 지금은 모든 회사가 대화면폰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고 사장은 "갤럭시 폴드도 갤럭시S나 노트와는 다른 마니아층을 끌어모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20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다음 달 8일 공식 출시되는 주력 상품 갤럭시S10 시리즈에 대해 "10년간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험과 혁신이 집약된 결정체"라며 "더 넓고 선명해진 디스플레이, 초음파 지문인식, 다른 기기와의 배터리 공유,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AI) 기능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담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점유율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고 사장도 "직원들에게 배수의 진을 치라고 주문했다"며 "올해는 분명히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외신들 "10여년 만에 나온 혁신"

주요 외신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에 대해 "10여년 만의 스마트폰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스마트폰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시점에 삼성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의 해법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12년간 이어져온 직사각형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갤럭시 폴드는 삼성전자의 브랜드와 인기, 기술적 우수성 덕분에 시장에서 가장 진보된 폴더블폰이 될 것"이라며 "10여년 만에 스마트폰 시장의 카테고리 전환을 이끌 도약"이라고 내다봤다. 기술 전문 와이어드도 "삼성이 내놓은 최고의 혁신작"이라고 했다.

가격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 LTE 갤럭시 폴드를 1980달러(약 223만원)에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한국에 출시할 5G용 갤럭시 폴드는 230만~24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소비자가 2000달러에 이르는 제품을 선뜻 살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