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이 속개된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가 19일(현지 시각) 상승 마감했다. 미국 내 16개 주(州)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월마트가 호실적을 내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보다 8.07포인트(0.03%) 오른 2만5891.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16포인트(0.15%) 상승한 2779.76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14.36포인트(0.19%) 오른 7486.77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대(對)중 관세 인상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주가 지수는 한때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이내 반락했다. 강제 기술 이전이나 중국의 산업 보조금 지원 문제 등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여전하다는 지적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번주 워싱턴 DC에서 양국 간 고위급 협상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추가 진전이 나올지 여부를 놓고 추이를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긴장이 다소 높아진 점도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은 이날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화웨이를 공격하고 있다며 "미국은 결코 우리를 짓밟을 수 없다"고 했다. 런 회장은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의 아버지다.

중국 베이징에서 이틀 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마지막 날인 2019년 2월 15일 국빈관인 조어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운데)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악수를 하고 있다. 맨 왼쪽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최근 소매판매 지표 악화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월마트 4분기 실적은 양호하게 나왔다. 매출과 순익이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지난 연말 쇼핑시즌 판매도 양호했다. 월마트 주가는 이날 2.2% 오르며 장을 주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긍정적이었다. 미 주택건설업협회가 공개한 2월 건설업계 신뢰지수가 4포인트 상승한 62로, 4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 59도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재료 분야가 0.58% 오르며 제일 선전했다. 반면 산업주는 0.07% 내렸다. 종목별로는 자동차 부품업체 어드밴스 오토파트의 주가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2% 가까이 내렸다.

이날 유럽 증시는 독일 증시를 제외하곤 하락했다. 범유럽지수 스톡스 600 지수는 전날보다 0.48% 내렸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40.30포인트(0.56%) 내린 7179.17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10.01포인트(0.09%) 오른 1만1309.21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8.02포인트(0.16%) 내린 5160.52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