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연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에 3월부터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하자 대형 가맹점들이 "원칙 없는 인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말 현재 1.8~2.0%인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2.04~2.25%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업계에선 이 인상 조치로 총 2만3000개 가맹점에서 한 해 추가 수수료 부담이 8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대형 가맹점들은 "카드사들이 (정부 압박에 따른)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한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작년 11월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까지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돕는다며 부담을 카드사에 떠넘긴 것이다. 이후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로 줄어든 수입 8000억원을 결국 대형 가맹점에 전가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대형 가맹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일부 대형 가맹점들이 카드사에 불가 공문을 보내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수수료 인하 전쟁이 정부 대(對) 카드사에서 카드사 대 대형 가맹점으로 옮아붙은 것이다. 자동차(현대차·한국GM 등), 통신(SK텔레콤·KT 등), 유통(이마트 등) 업계의 반발이 강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