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융중심지 10주년 축사서 "내실 있는 성장 아쉽다"
금융위, 대통령 공약 '제3 금융중심지' 지정 여부 조만간 결정

제3 금융중심지 지정 결정을 앞두고 부산을 방문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혁신'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축하의 메시지를 건네기 보다는 해결해야 할 숙제를 던졌다는 평가다.

최 위원장은 15일 오전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 등을 비롯해 부산에 내려와 있는 금융 공공기관장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5일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축사를 맡은 최 위원장은 금융혁신과 변화를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파악하고 이를 갖추고 있어야 확고한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금융혁신이라는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 위원장은 "하나의 금융중심지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지역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역의 산업구조를 바꾸어 낼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세제, 교육 및 생활 여건에 이르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인프라 구축이 면밀하게 재검토되고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산 금융중심지는 10년을 맞았지만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IC) 순위는 2015년 24위에서 지난해 46위로 뚝 떨어졌다. 또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7.4%에서 2016년 6.5%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외형적・물적 인프라 대비 내실 있는 성장은 일구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을 설립하고 자본시장연구원,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덩치가 큰 금융 공공기관을 추가로 부산에 유치해 금융중심지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 부산에 이은 제3 금융중심지가 조만간 지정될 수 있어 부산시의 계획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말 '금융중심지 추진 전략 수립 및 추가 지정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북 금융중심지 조성에 대한 금융연구원의 검토 결과를 담은 보고서다. 금융위는 용역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뒤 다음달쯤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내부적으로는 부산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대통령 공약이었던 만큼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제3 금융중심지 지정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연구 용역 결과물을 보고 말씀드리겠다"며 대답을 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