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이 지속적으로 줄던 철도 건설 시장이 다시 커질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는 철도 건설이 가장 많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인구가 적고 공공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사업 중 지역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일부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한 지역 전략산업 육성과 지역산업을 뒷받침할 도로·철도 인프라 확충, 전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 등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는 주요 분야다.
이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는 24조1000억원이다. 이 중 철도 관련 예산은 절반을 넘는 13조4000억원에 달한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4조7000억원짜리 남부내륙철도 사업을 비롯해 3조1000억원짜리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 1조5000억원짜리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청주공항~제천) 등 6개 철도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말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도 다수의 철도 사업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착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을 비롯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B 노선과 이미 통과한 C 노선이 그런 경우다. 여기에 신안산선과 신분당선 연장, 별내선 연장, 3호선 연장, 7호선 연장, 한강선(가칭), 위례 트램 등도 정부가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힌 철도 사업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도 건설 시장은 위축을 거듭했다. 지난해 정부가 책정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중 19조1000억원 중 철도(도시철도 포함) 예산은 5조2000억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5년(8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36.6% 줄었다. 정부는 올해 지난해보다 다소 많은 5조5000억원의 철도 예산을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중기 재정계획을 보면 철도 예산은 내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오는 2022년에는 4조3074억원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사양 산업이 될 위기였던 철도 건설 산업이 다시 커질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업계의 기대도 부풀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발주가 크게 늘기는 어려워도 내년 이후에는 기존 예상보다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시공 실적이 많은 건설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7년 공사실적을 보면 대우건설이 3283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건설(2316억원)과 SK건설(2239억원), 대림산업(2220억원) 등의 뒤를 잇고 있다. 1000억원대의 공사 실적을 가진 업체로는 포스코건설과 한라,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한신공영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철도 건설 실적이 많지 않았던 회사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호주 로이힐 철도 공사 등 대형 철도 공사가 잇달아 준공하면서 2017년에는 시공 실적이 줄었지만, 철도 건설 사업에 여전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입찰자격 사전심사(PQ)를 할 때는 최근 10년 동안의 실적을 보는 만큼 경쟁력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에는 철도 건설 사업을 키울 계기로 보고 있다. 과거 철도 건설 사업 비중이 적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동북선 경전철 건설사업을 수주하면서 관련 업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예타 면제 사업과 수도권 광역교통망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검토하겠다는 건설사도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2년 후부터 철도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회사가 최근 턴키(설계부터 시공∙시운전까지 총괄하는 형태) 발주 공사보다 제안형 사업에 집중하는 터라 이익이 확실한 사업에 집중해 수주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