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침대 브랜드 씰리침대(씰리코리아컴퍼니)가 국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 침대에서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미국 본사에서 직접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 제품에서는 한번도 라돈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유독 국내 OEM 생산 제품에서만 라돈이 검출되자 국내 제조 과정상 안전 관리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씰리코리아컴퍼니가 라돈 사태에 대해 밝힌 입장문.

씰리코리아컴퍼니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자사 침대에 약 500개를 리콜한다고 14일 밝혔다. 또 그동안 시판된 모든 제품에 대한 라돈 수치도 소비자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씰리침대 6종 모델 357개 제품이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의 안전기준을 초과했다며 회수 명령을 내린데 따른 후속 조치다.

씰리코리아컴퍼니 측은 원안위 라돈 안전 기준을 충족했지만 안전상 우려가 있는 제품까지도 리콜 대상에 포함시켜 기존보다 140개 늘어난 총 497개 제품을 회수키로 했다.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에 따르면 방사선 안전기준은 연간 1밀리시버트(mSv/y)다. 씰리코리아가 2014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판매한 6종 모델의 방사선량은 최대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종 모델 모두 모나자이트가 함유된 회색 메모리폼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모나자이트는 인공 광물의 일종으로 다량의 라돈을 발생시키는 원인 물질이다. 지난해 대진 라돈침대 또한 모나자이트가 사용됐다. 이 제품들을 표면 2cm 높이에서 매일 10시간씩 사용했을 경우, 연간 피폭선량은 1.125~4.436밀리시버트(mSv/y)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문제가 된 모델 6종 모두 씰리침대가 OEM 방식으로 국내 업체인 리앤산업에 위탁 생산한 제품이었다. OEM은 브랜드를 가진 회사가 상품을 제조하도록 생산업체에 위탁 주문해 완성된 상품이다. 이름은 ‘씰리’지만 사실상 씰리침대가 요구한 스펙에 맞춰 국내에서 만든 침대란 의미다. 그러나 침대 가격은 해외 수입 제품과 같이 비싸게 팔렸다.

이번 사태로 미국 씰리침대가 OEM으로 생산해 국내에 판매되는 침대에 대해선 미국 본사와 동일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거나 관리 감독상 주의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이번 사태는 씰리침대라는 상표만 부착하고 제품 안전 기준 준수 등에는 그동안 부주의 했었다는 반증"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납득할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씰리코리아 측은 "문제가 된 씰리 침대 전량이 국내에서 OEM 방식으로 자체 생산된 제품은 맞고 최종판매자로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2016년 말부터는 여주에 씰리침대가 직접 운영하는 생산공장이 생겨 OEM 방식 생산은 더이상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