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야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농구) 같은 미국의 인기 스포츠 구단들도 산하에 e스포츠팀을 만들었을 정도로 스포츠 산업의 중심이 e스포츠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e스포츠 게임단 운영 기업인 젠지(Gen.G)의 크리스 박〈사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부사장을 그만두고 한국에 온 이유는 미래에 엄청나게 커질 e스포츠에 도전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젠지는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6개 게임 종목에서 6개 팀을 운영하는 e스포츠 운영 기업이다. 본사가 한국에 있지만 설립자인 케빈 추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케빈 추는 미국에서 창업한 게임 업체 카밤을 2016년 넷마블에 약 1조원에 매각한 뒤 이 자금으로 젠지를 설립했다. 젠지는 2017년 리그오브레전드 세계대회 우승팀 '삼성 갤럭시'를 삼성으로부터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컴퍼니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에서 일하기도 했다.

박 CEO는 "지난해 9월 만난 케빈 추 회장은 'e스포츠와 한국에 기회가 있다'며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e스포츠가 탄생한 종주국이자 가장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장입니다. 해외 팬들도 한국 선수들에게 열광합니다. 케빈도 저도 e스포츠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젠지는 현재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e스포츠 구단 가치 7위(약 1200억원)다. 그는 "설립 1년 반 만에 5개의 세계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정도로 젠지는 공격적이고 빠르게 성장했다"고 했다. 그는 "올해 e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리그오브레전드 세계 대회 결승전 시청자 수는 1억명으로 월드시리즈나 NBA(미 프로농구) 결승 시청자 수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산업이 커지고 게임을 즐기는 10~30대가 성장하면서 e스포츠 팬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미디어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수익 사업을 벌인다면 e스포츠 구단도 해외 유명 전통 스포츠 구단처럼 돈을 버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