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후보자 공개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김기순 중기중앙회 선거관리위원장,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사진 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위로 들어 보이고 있다.

2월 28일 치러지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에 나선다고 밝힌 후보들이 경영하고 있는 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기중앙회장 후보 등록을 한 인물은 총 5명. 그중 3명이 경영하고 있는 기업이 상장사다. 김기문 회장의 제이에스티나, 이재광 회장의 광명전기, 원재희 대표의 프럼파스트다. 이들 3개 기업은 모두 주가가 급등했다.

12월 12일 종가기준 주당 5550원에 거래되던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2월 12일 8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달 동안 무려 4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광명전기의 주가는 2665원에서 3270원으로 22.7% 올랐다. 프럼파스트 역시 3495원에서 3675원으로 5.2% 상승했다.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을 시장에 알리고, 그 효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기중앙회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함께 경제 5단체장 중 한 명으로 그 권한이 막강하다. 회사 대표가 이런 타이틀을 달면 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이 시장에 작용한 것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전 리서치센터장은 "인물 중심으로 한 막연한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실적 증가, 공급 계약 등 기업 펀더멘털(기초 체력)과는 무관한 일종의 정치 테마주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

업계에선 중기중앙회장 후보 등록을 할 때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 2억원을 내는데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것에 비하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고 말했다. 또 선거 결과 50% 이상 득표하면 기탁금 전액을, 20%이상 득표하면 1억원을 돌려받는다. 국내외에서 거래처를 상대할 때 잘 모르는 중소기업 대표 보다는 중기중앙회장이라는 타이틀이 영향력이 더 크다.

최근 급등한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거두며 구설에 오른 후보도 있다. 제이에스티나는 지난 12일 70억원 규모의 자사주 80만주를 15일까지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브랜드 리뉴얼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가 공식적인 이유지만, 주가가 오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