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대규모 공개채용을 없애고 수시 공개채용으로 인사 채용 방식을 바꾼다. 경영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갈수록 전문인력이 필요한 시대에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는 것보다 경력 중심으로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충원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본사 인사부문이 관리하는 ‘정기 공개채용’에서 각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중심의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필요인력 규모를 예상해 상·하반기 나눠서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4000명, 하반기 6000명 등 1만명을 뽑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졸신입사원 채용방식을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중심의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2차례 고정된 시기에 공채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하는 산업환경에 맞는 인재를 제때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채용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기존 정기 공채는 향후 필요한 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로 현재 상황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상시 공채는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선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각 부문이 특정 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공고에서부터 전형, 선발 등 모든 채용과정을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직무 중심 선발로 전환함에 따라 지원자는 입사해서 일하게 될 직무에 대한 세부 정보와 필요한 역량을 채용공고를 통해 상세하게 알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의 산업환경에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지식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가 요구된다"며 "부문별로 필요한 융합형 인재 형태는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앞으로 부문별 채용공고를 통해 요구하는 역량을 상세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기아차 입사를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휴학을 하면서까지 현대차 입사 준비를 해왔는데 바뀐 제도로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