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볼리비아 국영 리튬생산업체 YLB는 6일(현지 시각) 코이파사, 파스토스 그란데스 소금호수의 리튬을 비롯한 원료의 추출과 산업화를 위해 중국의 변압기제조업체 TBEA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YLB와 TBEA는 이를 위해 합작사를 설립하고 각각 51%, 49%씩 지분을 나눠 갖기로 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프로젝트에 약 23억달러(약 2조58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초기 비용은 TBEA가, 리튬 생산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YLB가 나머지를 지불한다는 방침이다. 루이스 알베르토 볼리비아 에너지기술부 차관은 "이번 투자는 1년이 아닌 몇 년에 걸친 긴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YLB는 이밖에도 TBEA와 함께 중국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검토중이다.

볼리비아 코이파사 소금호수.

‘하얀 석유’로도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전세계 매장량의 약 절반이 볼리비아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코이파사와 파스토스 그란데스 소금호수는 2100만t가량의 리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우유니 사막 인근에 있다. 코이파사와 파스토스 그란데스 소금호수에 매장된 리튬의 양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리튬 확보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세계 1위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날 볼리비아 오루로시(市)에서 열린 YLB와 TBEA의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중국에는 보증된 배터리 생산 시장이 있기 때문에 중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54GWh(기가와트시)에 달해 전년 대비 8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비야디(BYD), 베이징자동차그룹 등 중국 기업들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기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최대 리튬공급업체 톈치리튬은 지난해 칠레 최대 리튬 생산업체이자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인 SQM의 지분 23.77%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