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숨졌다. 병원에서 초과 근로를 하다 과로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7일 국립중앙의료원(NMC)은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4일 오후 6시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행정동 2층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의료원과 경찰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병원 집무실 책상 앞에 앉은 자세로 발견됐고, ‘급성 심정지’(심장마비)라는 게 검안의의 1차 소견이다. 정확한 사망 시각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死因)은 유족의 뜻에 따라 7일 부검으로 밝힐 예정이다.
윤 센터장도 설을 맞아 가족들과 고향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설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이에 병원을 찾은 부인과 직원이 쓰러져 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국내 응급의료 인력과 시설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다. 이날도 국립중앙의료원 본관에는 응급의료인력이 상주하며 24시간 운영되는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이 가동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보통 9~10명의 응급의료인력이 근무한다.
하지만 윤 센터장이 발견된 행정동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과는 떨어져 있는 건물이다. 그 탓에 윤 센터장의 응급상황을 알지 못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행정동에서 일하는 행정직은 연휴에 들어갔고, 상황실 인력도 상황실 내부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윤 센터장을 뒤늦게 발견하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날도 윤 센터장이 전국 각지에서 생기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을 점검하려고 퇴근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대한민국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고인은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된 뒤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2012년 7월 응급의료센터장이 됐다. 특히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와 권역외상센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의료계 종사자는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고 평생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인물"이라며 윤 센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비통함을 표했다.
의료원 측 관계자는 "윤 센터장은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의 시작을 함께 했고, 2012년부터 응급의료센터를 이끌며 밤낮없이 시스템 전체를 설계, 운영해왔다"며 "본인의 근무지에서 일하다 숨지게 된 것이라 애석하다"며 말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장(葬)으로 치른다. 조문은 7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