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나가서 밥 사 먹고, 옷 사는 데 쓸 돈도 아깝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외식(外食)과 옷에 돈을 쓰겠다는 의사가 2017년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내수(內需) 경기가 꺾이면서 소비자들이 당장 줄일 수 있는 의식(衣食)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동향지수 항목 가운데 외식비 지출전망은 90, 의류비는 96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7년 4월과 2017년 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씀씀이별로 나눈 소비자지출 전망지수는 현재와 6개월 후에 해당 지출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미래에 지출을 줄인다는 가구가 늘린다는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외식과 의류 지출전망이 2년 만에 최저라는 뜻은 반년 뒤 외식과 옷값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집들이 2년 만에 가장 많아졌다는 얘기다. 외식비를 줄이려는 소비자들 움직임에는 최근 외식비 상승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1월 외식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를 기록해 10개월째 3%를 웃돌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2% 아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된다.
소비자들이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은 의류와 외식만이 아니다. 지난달 교양·오락·문화비 지출전망은 91이었고, 여행비는 89, 가구·가전제품 같은 내구(耐久)재는 95에 머물렀다. 전달에 비해 다소 높아졌지만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고, 역시 지출 의사가 100 아래여서 앞으로 오락이나 여행비 지출을 줄이겠다는 생각이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교육과 의료비 지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교육비 지출전망 지수는 105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의료·보건비도 114에 달해 작년 12월에 비해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교통비 및 통신비(108), 주거비(105) 지출전망도 모두 100을 넘겼다. 이 항목들은 경기가 나아져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기보다는 생활에 필수적이고, 고정적으로 나가는 것이라 규모를 줄이기 어렵다. 의료비의 경우, 정부가 의료보험 혜택을 늘리는 등 재정 지원을 늘리고 고령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연스레 씀씀이가 늘어나는 추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침체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움츠러들면서 중하위계층조차 외식과 옷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내수 부양을 한다며 작년 한 해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였지만, 실제로는 소비심리가 움츠러드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