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원가 이하로 판 전기 4.7조원…정상화 시급"

김종갑 한국전력(015760)사장이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연말까지 '전력 도매가격 연동제(한전이 전력을 구매하는 도매가격에 연동해 전기요금 결정)'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29일 산업부 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원 정도며 지난해 정부 정책비용은 2017년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난 6조원 가량"이라며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른 보전액만 1조5000억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월 200kWh(킬로와트시) 이하를 사용하는 주택용 가구에 월 최대 4000원의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필수사용공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한전 사장인 나도 월 4000원의 보조금을 받는다"며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면 1단계 요금을 내는 956만 가구의 요금이 오르지만, 필요한 부분은 정상화하고 지원이 필요한 가구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종갑(왼쪽) 한국전력 사장과 알술탄 K.A.CARE 원장이 양국 전력산업 경험 공유 및 전력신기술 협력을 위한 워크숍에서 대화하는 모습.

총 20조원 규모의 사우디 아라비아 원전 수주 현황과 관련해서는 "원전 국산화가 사우디에 좋은 인상을 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원전 국산화와 인력 양성 문제를 중심으로 자료를 제출하면 3월까지 숏리스트(적격 예비후보)가 나오고 연말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 사장은 "사우디와 오래 협업한 경험이 많고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가 실력을 발휘해오던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로드쇼에서도 굉장히 많은 사우디 기업들을 만나는 등 그동안 실무적으로는 상당히 진전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사우디 원전 수주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정부가 국내에서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우리가 포기한 원전 기술을 해외에 판매한다"는 자기모순 논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세달에 한 번 꼴로 사우디를 찾아 원전 세일즈에 나설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지만, 경쟁국들이 탈원전을 물고 늘어진다면 해외 수주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상업운전 지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사장은 "상업적인 운영이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어지고 있는데, 기후 등 한국 상황과 다른 것들이 있어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며 "외국의 프로젝트 오너, 외국인 경영진, 외국 규제기관 등과 일하는 방식이 국내와는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의 경우 영국과 정부간 협의를 계속해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법인인 뉴젠의 지분 100%를 보유한 도시바는 뉴젠을 팔기 위해 지난 2017년 11월 한국전력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보여 2018년 7월 우선협상권을 없던 것으로 하고 11월에 뉴젠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김 사장은 "뉴젠 지분을 사려고 시도한 이후 영국 정부 정책이 바뀌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해 과거와 같은 혜택 주기는 어렵다고 한다"며 "다른 방법으로 혜택을 주겠다고 하는데 아직은 우리도, 영국도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작년에 연료 가격이 워낙 상승했고 원자력 가동률도 낮은 등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한전 및 자회사들이 비상경영을 하면서 지출을 줄여 분야별로 30~50%정도 경비를 절감했다"며 "올해도 비상경영을 계속해 작년 수준의 절감 노력을 계속하자고 얘기했다"고 했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누적 43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해외사업 역량 강화에도 중점을 둘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본부를 회사 내 별도 회사(Company In Company) 형태로 두고 인사나 예산 운영 등에 자율성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우리는 발전·송전·변전·배전 등 핵심 역량은 뛰어난데 EPC 역량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우리가) 비록 EPC회사는 아니더라도 다른 EPC회사와 협업할 때 그들이 제대로 하는지, 제대로된 EPC 파트너를 선정할 수 있는지 등의 역량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해외 수익을 많이 얻게되면 앞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억제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