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 규모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 영남지역이 총 9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호서지역은 총 7조원의 사업이 예타 면제를 받았고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지역도 2조5000억원의 사업의 예타가 면제됐다. 이어 ▲경기(1조원) ▲강원(9000억원) ▲제주(4000억원) ▲인천(1000억원) 순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김천~거제간 고속 간선철도를 구축하는 총 사업비 4조7000억원 규모의 남부내륙철도 구축 사업이 예타 면제를 받았다. 정부는 고속 간선철도와 KTX, SRT 등을 연계하면 거제에서 서울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2시간 40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조1000억원을 들여 서대구역과 대구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대구산업선 철도, 4000억원을 들여 단선된 포항~동해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 역시 예타가 면제됐다.

부산신항과 주변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연결 사업도 8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지만 예타 면제를 받았다. 울산지역은 경부선 동해선과 국도 31호선을 연결하는 외곽순환도로 건설사업(1조원)과 산재환자 전문 치료 및 직업병 분야 연구개발(R&D) 기능이 구비된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2000억원) 사업의 예타가 면제됐다.

호서지역의 경우 세종시가 예타 면제 혜택을 가장 크게 받게 됐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합류하는 병목 구간인 평택~오송간 고속철 복선 추가 건설사업이 예타에서 제외됐다. 3조1000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된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이 마무리 되면 고속철 운행 횟수가 현재 190회에서 380회로 2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X 세종역 설치사업은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8000억원 규모의 세종~청주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예타 면제 사업이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세종에서 청주까지 12분만에 닿을 수 있어 세종 접근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도 예타가 면제된다. 이 사업은 청주공항~제천간 고속화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고속화 사업이 완료되면 목포에서 강릉까지 3시간30분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충청남도의 경우 석문산단 인입철도(9000억원)가 건설돼 서해선과 연계하면 광양항 등 전국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게 된다. 대전 5개구를 순환하는 2호선(트램) 건설 사업(7000억)도 예타 면제 사업이다.

전라북도는 8000억원 규모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과 2000억원 규모의 상용차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사업의 예타가 면제됐다. 정부는 새만금 국제공항이 준공되면 전북지역 내 글로벌 비즈니스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한다. 새만금 국제공항을 건설하면서 군산공항은 새만금내 공항 부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인접 국가 접근성이 향상되면 민간 투자와 관련 산업이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라남도는 신안~목포~해남, 여수~백야도를 잇는 서남해안 연륙·연도교 구축 사업이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1조원으로 서남해안 관광도로가 개설되면 도서지역 생활 여건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관광 수요가 늘어나 지역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해조류 수산물 가공시설, 냉동·냉장창고 등이 포함된 수산식품 수출단지(1000억원)도 조성해 수산물 수출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광주에는 40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한다.

강원도에는 경기도 남양주와 강원도 춘천을 잇는 간선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제2경춘국도가 건설되면 남양주에서 춘천까지 걸리는 시간이 50분에서 25분으로 단축돼 관광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관광객 및 이주민이 많은 제주는 하수처리시설 용량 확대 및 지하화 사업에 4000억원이 투입된다. 인천에는 영종도와 신도를 잇는 연도교가 구축(1000억원)되고, 서울 지하철 7호선을 경기도 포천까지 연장하는 도봉산 포천선(1조원) 사업도 추진된다.

정부는 지역특화 산업 육성에도 1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시·도별 48개 지역이 희망 주력산업을 지정하면 해당 분야 지역 중소기업 R&D에 지원해 기술 혁신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1조원 규모의 스마트 특성화 기반 구축사업을 통해서는 산업별 거점센터를 구축해 기존산업의 고도화를 돕는다. 아울러 급경사, 선형불량 등 도로위험을 개선하는 국도 위험구간 개선 사업에도 1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