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전망이 밝진 않지만, 사물인터넷(IoT)과 5세대(G) 이동통신이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것이다."

짐 펠드한(Jim Feldhan) 세미코 리서치 회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반도체 재료장비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19'를 찾아 이와 같이 전망했다. 그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4810억달러(약 543조원)로 지난해보다 0.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0년에는 3.3% 반등해 5035억달러(약 569조원)를 기록한다는 긍정적인 중·장기 전망을 내놨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19 전시장 전경.

펠드한 회장은 "미중 무역갈등 등 복잡한 경제·정치 상황으로 경기 전망이 밝지는 않다"면서도 "올해 반도체 시장이 후퇴하겠지만, 사물인터넷의 기반인 클라우드 서버를 바탕으로 2020년엔 성장세를 보일것이다"고 했다.

사물인터넷은 금융, 증권, 제조업과 스마트시티 등 첨단 산업은 물론 농축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펠드한 회장은 "미국 애리조나주 농장에서는 IoT 칩으로 축사와 소를 관리해 우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전 산업이 IoT와 융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미코가 꼽은 반도체 시장 미래는 영상을 처리하는 '비전(Vision) 시스템'이다. 펠드한 회장은 "자율주행차, 모바일, 보안, 의학, 군사 등 분야에서 영상 처리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의료 분야에서는 AI 비전 시스템을 활용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자율주행시스템(ADS)·전기자동차 등이 새로운 반도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율주행시스템은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며 "자율주행차의 모든 시스템에 AI와 반도체가 활용돼, 관련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1년 770억달러(약 87조원)에 이를 것이다"고 말했다.

짐 펠드한 회장은 올해 PC 판매량은 7.7%, 모바일은 1% 줄어드는 등 전통적인 시장은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산업의 활성화로 서버 시장은 20.3%, 스마트 스피커는 45% 성장하며 반도체 수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미코는 올해 D램과 낸드 평균 판매 단가가 각각 11.7%, 6.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 각각 81.3%, 45%, 2018년 각각 36.2%, 16% 늘어났던 판매 단가가 하락세로 접어든다는 비관적 예측이다. 반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는 각각 36.3%, 58.3% 늘어나 공급량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세미콘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는 반도체 재료·장비 전시회다. 반도체 산업의 전체 공급망을 아우르는 장비 및 재료 업체, 부품, 설계, 소프트웨어, 설비 업체들이 참여한다. 매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7곳에서 열리고 있다. 세미콘 코리아는 이날부터 25일까지 3일간 열린다. 역대 최대규모인 469개 업체가 참여해 2037개 부스를 운영한다. 방문객은 지난해 4만8503명을 넘어서 5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