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과 입주물량 증가가 맞물리며 전세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세입자들 사이에서 '깡통 전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새 갭투자에 올라탄 다주택자들 중에서는 금융권 대출이 막혀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 하거나 역전세난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전세 보증금을 떼일까 걱정하는 세입자들도 늘어났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이달 14일 기준으로 96.2을 기록했다. 2017년 8월 100까지 치솟았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 기간에는 아파트 분양 물량도 매달 1만가구 이상 공급됐다.
정부는 지난 2017년 6·19 부동산 대책과 8·2 부동산 대책,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들을 줄줄이 발표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권을 통한 자금줄을 옥죄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높였다.
이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해 세를 준 경우에는 올해 들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을 겪거나, 최악의 경우 세입자가 법원에 강제경매를 신청해 전셋값을 되찾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원에 강제경매를 신청한 건수는 221건으로, 전년(141건)보다 1.5배나 많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해지자 전셋값을 떼일 가능성을 우려한 세입자들이 보험 상품에 눈을 돌리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보증보험 가입 실적도 크게 늘었다.
지난 해 11월까지 집계된 보증금액은 총 13조1499억원으로, 2017년 1년치 가입액(12조8091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에서 가입 규모가 급증했다. 2014~2016년에는 보증금액이 연 20억원 미만었지만, 2017년 486억원, 2018년 8596억원으로 폭증했다.
집을 처분한 금액으로 대출금액 등을 갚고 나면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줄 수 없는 이른바 '깡통 전세'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지옥션 통계를 보면, 지난 2016~2017년 연 1000건 미만을 수준에 머물던 '아파트 낙찰 가격이 채권청구액보다 낮은 경매 건수'는 지난해 1434건으로, 1년 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16~2017년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던 임대보증금 보증 사고도 발생했다. HUG는 지난 해 1개 아파트 55가구가 총 23억원의 전세보증금 대위변제를 요청해 와, 이중 38가구에 15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