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총 가구 수의 10% 이상이 거래된 아파트 단지는 8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율이 높은 단지들은 대부분 서울 외곽 지역에 있었다.

21일 조선비즈가 아파트 검색엔진 파인드아파트에 의뢰해 지난해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500가구 이상 단지 중 매매가 있었던 단지는 총 838개 단지였다. 분석은 지난 14일까지 국토교통부에 실거래가가 등록된 단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강북구 미아동의 SK북한산시티였다. 이 단지는 지난해 273건의 매매거래가 있었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1단지와 성북구 돈암동 한진·한신아파트가 각각 240건의 거래가 있었고, 시흥동 관악산벽산타운5단지(221건),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216건),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213건) 등에서 200건 이상의 거래가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마다 가구수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거래량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파크리오는 6864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지만, 중계그린은 절반 수준인 3481가구 단지다. 절대 거래량은 파크리오가 많지만 중계그린의 거래가 더 활발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단지 규모를 고려한 매매 빈도를 알아보기 위해 거래량을 총 가구 수로 나눈 결과 1년 동안 총 가구의 10% 이상 손바뀜이 있었던 단지는 모두 8곳이었다. 가장 회전율이 높았던 단지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었다. 600가구 중 14.2%에 해당하는 85가구가 거래됐다. 이 단지는 임대에서 분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많이 발생한 특이한 사정이 있었다.

이어 강동구 길동 신동아아파트가 총 972가구 중 13.9%에 해당하는 135건이 거래됐고,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1차아파트는 603가구 중 11.1%에 해당하는 67가구가 거래됐다.

이 밖에 성북구 정릉동 태영아파트(11.1%),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10.5%),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1차(10.2%),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대명루첸(10.0%),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10.0%) 등이 회전율이 10%가 넘은 아파트다.

이들 8개 단지 중 이른바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에 속한 단지는 없었다. 성북구와 은평구, 구로구에 각각 2개의 단지가 있었고, 용산구는 1곳이었다. 범위를 20위까지 넓혀 보면 성북구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가 3곳으로 뒤를 이었다.

50위권 내에도 강남 3구의 아파트는 없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지역의 아파트가 거래가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회전율이 높은 아파트일수록 관심을 많이 받은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면서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등의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살던 실수요자들이 대거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선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중심부 집값이 오르면서 수요가 외곽으로 번지는 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특히 회전율이 높았던 단지들이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단지들이었다고 했다. 단지 규모가 크고 교통 여건도 좋은데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은 단지들을 실수요자들이 찾아갔다는 분석이다. 그는 "주택 거래가 얼어붙었지만 전세수요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올해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주택을 찾는 실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